산업 기업

이송희 프렙 대표 "레서피 따라 했는데…근사한 요리 됐네요"

"13년 외식 노하우 한 박스에 쏙"

원재료 정량화·조리법 계량화로

'누가 만들어도 맛있는 집밥' 구현

주방도구·식재료 유통 영토확장





“프렙처럼 요리를 배달한다는 컨셉의 스타트업 많죠. 그들이 IT(정보통신) 기술에 요리를 덧씌웠다면 우리는 요리에 IT 기술을 입혔어요. 프렙의 본질은 맛있는 요리입니다.”


9일 서울 청담동 본사에서 만난 프렙의 창업자 이송희(40·사진) 대표는 프렙의 존재의의를 이 같이 정의했다. ‘요리를 준비한다’는 요리사 업계의 은어를 회사명으로 택한 프렙은 음식재료와 이를 조리하는 레서피를 배송하는 서비스다. 어플리케이션에서 메뉴를 고르고 배송지를 입력하면 요리가 담긴 박스가 배달된다. 현재 40여개 레서피가 주문 가능하다.

이 대표는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맛이고 음식맛은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프렙은 쉐프가 창업한 회사라 IT 개발자가 중심이 된 회사와 본질적인 차이를 갖고 있다”며 “프렙에는 13년 외식업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렙 창업 전 강남에서 유명세를 인정받은 오너 쉐프다. 국내 최초 원테이블 레스토랑으로 기록된 ‘인뉴욕(이태리식 코스요리)’으로 외식업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그랑시엘(투스카니 스타일 가정식), 마이쏭(아메리칸 캐쥬얼 다이닝) 등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이 대표는 “소망교회 근처 주택 차고를 개조해 만든 인뉴욕이 입소문을 타면서 창업 첫해부터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며 “여기서 자신감을 얻어 청담동 일대에 2곳의 식당을 추가로 개점했고 전국단위 요리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레서피 배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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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맛은 손맛’이라는 음식계의 고전이 있다. 프렙은 이 손맛을 모든 소비자에게 구현하기 위해 요리에 과학을 입혔다. 한 메뉴당 원재료를 정량화하고 조리법을 계량화해 누구나 같은 맛의 음식을 먹을 수 있게끔 레서피를 개발했다. 이 대표는 “영감이 떠오르기만 하면 하루 만에 다양한 레서피를 만들 수는 있지만 이를 소비자가 손쉽게 조리할 수 있게 하려면 양을 측정하고 조리시간을 책정하는 작업을 오래 거쳐야 한다”며 “이렇게 하려면 한 메뉴당 최소 한 달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렙이 당장 겨냥하고 있는 시장은 가정간편식(HMR). HMR 시장은 1인가구 증가라는 인구구조 변화를 맞아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 등 외식사업자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간편식, 주문배달음식이라고 해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퀄러티가 보장돼야 한다”며 “현재 HMR이 주로 편의점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데 프렙은 이보다 한 단계 위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오너쉐프로 출발한 이 대표의 사업구상은 이미 식당 너머로 가 있다. 올해부터는 수익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외형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나이프, 프라이팬 등과 같은 주방도구와 소금, 오일 등의 식재료를 제조·유통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놨다. 또 프렙이 이 대표 ‘1인 브랜드’ 개념이 짙은 만큼 요리를 주제로 한 책을 출간할 계획이다.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쿠킹클래스도 준비해놓고 있다. 창업 이후 외부투자는 2차례 받은 상태다.

이 대표는 “사업초기 받았던 투자금은 사용자 친화적인 앱을 만드는 데 대부분 썼는데 프렙이란 브랜드 자체를 ‘당신을 위해 요리하기 위한 모든 것을 준비한다’는 컨셉에 맞게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레디투쿡(Ready to cook) 시장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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