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정유경 매직' 제대로 통했다…톰보이·보브, 연매출 1,000억대 메가 브랜드로

브랜드 인수 후 뚝심있게 투자

디자이너 영입·라인 확장 등 힘써

작년 국내 여성복 TOP 5에

"中 매장 확장 등 亞시장 적극 공략

글로벌 브랜드로 키울 것" 포부





정유경(사진)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뚝심이 국내 최장수 여성 캐주얼 ‘스튜디오 톰보이’와 ‘보브’를 1,000억 원대 매출의 메가 브랜드로 키웠다. 망해가던 톰보이는 부활한 지 6년 만에, 외환위기로 어려움에 빠졌던 보브는 론칭 20년 만에 국내 여성복 톱 5에 랭크 돼 삼성물산의 구호, 한섬의 타임·시스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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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지난해 스튜디오 톰보이가 1,100억 원, 보브는 1,0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각각 14.6%·10.5%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1년 중국에 진출한 보브는 중국 매출을 포함하면 총 1,490억 원을 기록했다.

톰보이와 보브 브랜드 부활에는 정 사장이 공이 컸다. 1977년 선보인 톰보이는 두 번의 주인이 바뀌고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011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을 만나 스튜디오 톰보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된다.


정 사장은 “톰보이의 역사와 현대적 감성이 결합 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며 코데즈컴바인, 쏘베이직, 컬처콜 등의 브랜드를 성공으로 이끈 이지연 디자이너를 영입했다. 2012년 재개한 톰보이는 2년 뒤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15년 830억 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 1,100억 원대 매출 브랜드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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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톰보이의 인기 비결은 수준 높은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 문화 마케팅에 있다. 특히 2016년 말 브랜드를 다시 리뉴얼하고 디자인과 가격대에 따라 총 다섯 가지 라인으로 확장하면서 고객들의 눈길을 더욱 사로잡았다. 판화작가, 주얼리 디자이너 등 신진 예술가들과 협업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전시회를 열었다.

주요 백화점 여성캐주얼 군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보브는 1998년 신세계의 품에 안긴 후 기존 유니섹스 브랜드에서 모던하고 시크한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변모했다.투자한 지 10년 만인 2007년부터 매출이 매년 100억 원씩 뛰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지난해 1,000억 원 돌파에 성공했다. 이번 겨울에는 롱패딩 열풍 속에서도 합리적인 가격대의 무스탕,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와 체크 패턴을 적용한 코트로 외투 매출이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정 사장은 스튜디오 톰보이와 보브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복안이다. 보브는 중국 주요 지역에 매장을 확장해 올해 말까지 국내와 해외에서 총 매출 1,570억원을 올릴 계획이며 스튜디오 톰보이는 3년 내에 아시아 시장에 첫 번째 해외 매장을 내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패션 시장 불황 속에 글로벌 컨템포러리 브랜드와 SPA 브랜드에 치여 토종 브랜드가 설 자리를 갈수록 잃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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