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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는 올림픽] 인코스 출발 원하는 이상화 "속도 유지하기 좋으니까요"

마지막 곡선 주로 아웃코스 땐

원심력 영향 덜 받아 활주 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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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빙속)은 정해진 레인을 달리는 기록경기다. 같은 스케이트 경기지만 레인을 구분하지 않고 몸싸움도 잦은 순위 경기인 쇼트트랙과는 확연히 다르다.

‘빙속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가 올림픽 3연패 대기록을 노리는 500m는 400m 트랙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한 바퀴 돌고 조금 더 도는 경기.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레이스지만 경기 전 코스 추첨도 레이스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하다.


한 조에 2명씩 레이스를 벌이는데 한 명은 인코스, 한 명은 아웃코스로 출발한다. 끝까지 같은 코스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정해진 교차구역에서 인코스 출발 선수는 아웃코스로, 아웃코스 출발 선수는 인코스로 활주로를 맞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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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는 인코스 출발을 선호한다. 그는 숙적 고다이라 나오(일본)와의 올 시즌 월드컵 맞대결에서 7전7패를 당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아웃코스에서 출발했다.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추첨 결과 인코스까지 배정받을 경우 금메달 드라마를 쓸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 시즌 매번 인코스를 배정받은 고다이라는 일곱 번 모두 우승했고 이상화는 2위를 다섯 차례 기록했는데 고다이라와의 격차는 0.15초까지 좁아진 상황이다. 세계랭킹에 따라 스타트 코스를 정하는 월드컵과 달리 올림픽에서는 추첨으로 나눈다.

이상화는 왜 인코스를 좋아할까. 인코스 출발 선수는 첫 곡선주로를 안쪽에서 뛰다가 중간에 아웃코스로 빠져나간 뒤 마지막 곡선주로를 아웃코스로 돌아야 한다. 선수들은 보통 가속으로 인해 경기 초반보다 후반부 스피드가 더 빠르게 마련. 마지막 곡선주로를 아웃코스로 돌면 원을 크게 돌기 때문에 원심력의 영향을 덜 받아 속력 유지가 편하다. 고질적인 무릎 통증에다 지난 시즌에는 종아리 통증까지 겹친 이상화는 이 때문에 특히 마지막 곡선주로 운영에 어려움을 느껴왔다. 하체가 버텨주지 못해 스케이팅 자세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다. 아웃코스로 출발하면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작은 원을 그려야 해 밸런스가 무너지는 현상이 계속됐다.

아웃코스 출발은 마지막 곡선주로를 인코스로 돌기 때문에 스피드 유지가 힘들다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마지막 구간에 상대 등을 보며 집중해서 달릴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확실한 목표가 눈앞에 보여 심리적으로 집중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상화는 “(월드컵에서) 아웃코스 스타트 훈련을 많이 한 격”이라며 “내게는 오히려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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