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2인자인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100여명의 신규 임원이 배출됐고 신 회장의 약속대로 롯데그룹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도 나왔다. 성과주의는 물론 ‘뉴 롯데’를 위한 젊은 인재 발굴에 초점을 둔 인사라는 평가다.
롯데그룹은 10일 롯데지주와 롯데쇼핑·호텔롯데 등 유통·식품·서비스·금융 부문의 20여개 주력 계열사가 이사회를 열고 2018년도 임원인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11일에도 건설 등 10여개 계열사의 추가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황 신임 부회장은 지난 1979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한 후 1995년 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신 회장을 보좌하면서 ‘복심’으로 통했다. 신규사업과 인수합병(M&A)을 이끌면서 2000년대 이후 롯데그룹의 비약적인 성장과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 이후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을 역임했으며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도 깊이 관여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신임 사장은 1986년 입사해 정책본부 재무팀장, 롯데손해보험 대표, 정책본부 지원실장 등을 거친 롯데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대표는 최근 성과 창출에 대한 공을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도 사장으로 올라섰다. 롯데제과 신임 대표에는 민명기 건과영업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내정됐으며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 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용수 롯데제과 사장은 롯데중앙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롯데알미늄 대표에는 조현철 롯데알미늄 경영지원부문장이, 롯데루스 대표에는 김태홍 롯데스카이힐CC 총괄부문장, 롯데지알에스 대표에는 남익우 롯데지주 가치경영1팀장, 롯데닷컴 대표에는 김경호 EC영업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하며 내정됐다.
성과에 대한 보상을 확실하게 해주며 조직 내부의 안정을 꾀한 롯데그룹은 동시에 ‘젊고 새로운 피’를 수혈하면서 변화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올해 인사에서 새로 대표를 맡게 된 7명 중 6명이 50대이며 신규 선임 임원도 74명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106명)의 70% 수준이다. 11일 계열사 인사가 마무리되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신규 임원이 뽑힐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50대 신임 대표가 크게 늘었다”며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역동적인 조직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임원의 약진도 돋보였다. 신 회장은 평소 그룹 경영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여성 임원 발탁 비율을 높이고 여성 CEO도 배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선우영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부문장을 롯데롭스 대표로 선임해 그룹 역사상 첫 여성 CEO로 발탁하면서 약속을 지켰다. 선우 대표는 롯데하이마트에서 생활가전 상품관리, 온라인 부문 업무 등을 맡으며 옴니채널 사업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선우 대표 이외에도 올해 6명의 신임 임원이 승진하면서 롯데그룹의 여성임원은 28명으로 늘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