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두 번째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해를 넘겨 이어지는 협상과 반복되는 파업 영향으로 노사 모두 피로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논의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차(005380) 노사는 10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열린 제42차 본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달 19일 마련했던 1차 잠정합의안(기본급 5만8,000원 인상, 성과금과 격려금 300% + 280만원 지급, 중소기업 제품 구입 시 20만 포인트 지원 등)에서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추가 지급을 사측이 제시했다. 또 사측은 해고자 3인 중 1인에 대해 징계 재심 및 복직에 긍정적 검토 하기로 합의했다.
이밖에 생산부문 하도급 근로자 3,500명 추가 특별 고용한다. 기존 6,000명을 포함하면 약 1만명이 직영화 되는 셈이다. 한편 국내외 판매 부진 극복을 위해 노사가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4월 첫 상견례를 한 이후 협상을 이어왔다. 해를 넘겨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한 뒤 15일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지난번 1차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 48.8%로 근소한 차이로 부결된 점, 또 노조가 사측으로부터 추가 임금성 조건을 이끌어 낸 점에서 해고자 복직 검토 등 실리와 명분을 다 챙겨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2차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이면 국내 자동차 업계의 동투(冬鬪) 국면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최근 임협을 끝냈고 르노삼성과 쌍용차도 무분규로 합의한 바 있다. 기아차만 남아있다. 기아차는 보통 현대차의 협상 내용을 준용해 합의를 본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 모두 19차례의 파업을 진행했고 6만2,600여대(1조3,100여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