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코스닥 활성화 방안] 코스닥 IPO 시장에 2,792개 ‘잠재 매물’ 등장... ‘주관사 정부’ 큰 장 선다

상장요건 완화 시 2,792개 비상장사 잠재 상장 대상으로

올해 10조원 예상 코스닥 IPO 성장세에 기름 붓는 격

차익거래 증권거래세 면제, 투자풀 효율성 제고 등 연기금 유인책도 확정

최종구(맨 왼쪽) 금융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증권 유관기관과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 등을 초청해 연 현장 간담회에서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최종구(맨 왼쪽) 금융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증권 유관기관과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 등을 초청해 연 현장 간담회에서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올해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에 2,800개에 가까운 ‘잠재 매물’이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장 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장규정 완화는 따로 법을 개정하거나 새로 만들 필요 없이 상장규정만 고치면 되는 것이어서 올해 안으로 코스닥 IPO ‘큰 장’이 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부처 합동으로 11일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 활성화 방안(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은 코스닥 활성화를 ‘혁신 성장’의 축으로 보고 금융위가 주축이 돼 지난해 하반기부터 마련해온 것이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11월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금융위, 중소기업벤처부 등), 12월 2018년 경제정책 방향(기획재정부), 그리고 지난 9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코스닥 상장사 등 관계자를 초청해 연 현장간담회 등에서 일부 공개된 내용을 총망라했다.

정부는 이번 방안에서 연기금 포함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자 대상 세제 혜택 등 투자자 유인책 외에도 유망한 기업을 코스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상장요건 완화에 큰 공을 들였다. 계속사업이익 및 자본잠식 요건 등을 폐지하기로 했고, 세전이익·시가총액·자기자본만 충족해도 상장이 가능하도록 단독 상장요건을 신설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적자 기업의 상장(테슬라 상장)의 장애물이었던 주관사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사실상 면제해주는 내용도 담았다.


이처럼 상장 문턱을 낮추면 현재 4,454개에 그치는 잠재 상장 대상기업의 수가 7,246개로 2,792개(62.7%)나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례로 진에어나 제주항공 등 항공업은 대규모 시설투자로 설립 초기부터 자본잠식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높은 성장세에도 저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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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세법 개정과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중소기업의 신성장 R&D 세액공제율을 현행 30%에서 40%로 높이고, 기술특례 코스닥 상장기업에 정책자금 융자를 허용하는 등 ‘당근’을 이미 마련한 만큼 사실상 정부가 ‘상장 주관사’로 나서는 코스닥 IPO가 흥행을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IPO 규모가 7조9,700억원을 기록해 코스피를 능가한 코스닥 IPO 시장은 올해 1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상승세에 정부가 기름을 붓는 격이다.

한편 정부는 현재 우정사업본부에 한해서만 적용되고 있는 0.3% 증권거래세 면제 대상을 ‘현·선물 간 차익거래 목적으로 코스닥 상장 주식 매도하는’ 국내 연기금으로 넓히고, ▲기금운용평가 항목 중 ‘운용상품 집중도’ 배점 확대 ▲벤치마크 지수 변경 및 코스닥 투자형 위탁운용 유형 신설 권고 등으로 구성된 연기금 투자풀 운용 효율성 제고 대책 역시 마련했다. 기재부는 연기금 투자풀의 코스닥 투자를 늘리는 한편 채권 주식 머니마켓펀드(MMF)에 편중된 투자 포트폴리오도 해외투자 대체투자 등으로 다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코스피와 코스닥을 종합한 대표 통합지수를 새로 만들어 오는 2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코스닥시장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참여를 제고하기 위해 거래소·예탁원 등 증권 유관기관이 1,500억원을, 민간에서 1,500억원을 출자해 총 3,000억원 규모의 ‘코스닥 스케일업(Scale-up) 펀드’를 조성, 저평가된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하기로 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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