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서울경제TV] 일자리 정부 간판 무색… 최악의 ‘취업한파’



[앵커]

‘일자리 정부’라는 간판을 내건 문재인 정부. 그러나 고용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청년 구직자들은 역대 최악의 취업난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자세한 소식 경제산업부 김혜영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악이었다고요?


[기자]

네.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날씨 만큼이나 춥습니다.

지난해 청년(만15세~29세)실업률은 9.9%까지 치솟았습니다.

10명 가운데 1명은 실업자인 셈입니다.

2000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상황이 심각합니다.

외환위기로 청년들이 일자리를 잡지 못해 아우성이던 2000년(8.1%)보다 1.8%포인트 높은 상황입니다.

통계를 집계한 1999년 이후 사상 최고치인데요.

그만큼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반증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청년실업률은 2014년 처음 9%대로 올라선 뒤 좀처럼 떨어지질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고공행진하는 모습입니다.

고용시장에 좀처럼 온기가 돌지 못하고 있는겁니다.

청년층이 체감하는건 더 합니다.

실제, 아르바이트생과 취업준비생 등을 아울러 사실상의 청년 실업 수준을 나타내는 체감실업률은 무려 22.7%에 달합니다.

이는 청년 5명 중 한명이 실업자라는 건데요.

그야말로 일자리 정부라는 말이 무색한 상황입니다.

[앵커]

이처럼 청년취업난이 심각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청년실업률이 고공행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됩니다.

우선 인구구조의 변화입니다.

베이비붐 세대 (1955~1963년생)의 자녀들이 20대 후반 인구가 되면서 일자리 경쟁이 치열하다는 겁니다.

통계청 빈현준 고용통계과장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인터뷰] 빈현준/ 고용통계과장


“청년의 고용 상황이 특히 20대 같은 경우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20대 후반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어떤 민간부문의 일자리들은 최근에 취업자들이 계속 빠지고 있더라고요. 전체적으로 청년층 일자리 상황이 좋지 않은 영향이 하나 있는 것 같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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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근본적인 원인은 민간부문의 일자리가 크게 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청년층, 일을 해야 할 인구는 늘고 있는데, 이 수요를 일자리라는 공급이 따라가지를 못하는 겁니다.

기업들의 신규채용 위축 등 고용 상황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공공부문 채용 확대가 역설적으로 지표를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인터뷰] 빈현준/ 고용통계과장

“새 정부 출범하면서 공공부문 채용 확대를 많이 하면서, 청년들이 구직활동에 더 나서고 있지 않나… 실업자는 단지 일을 안하는게 아니라 구직활동을 한 사람을 실업자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지방직 추가 채용이라든지 공무원 시험들이 예전에 없던 것들이 생겨나면서 청년들이 그쪽 채용에 응시를 많이 하면서 구직활동 기회가 많아지고 그러면서 실업률이 올라가고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본래 취업준비생은 비경제활동 인구여서 실업자로 잡히지를 않습니다.

하지만 원서를 내거나 시험에 응시하게 되면 경제활동인구, 즉 실업자로 집계가 되는 겁니다.

당장 취직하기보다 공공부문 취업시험에 응시하는 청년들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인데, 정부가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공공부문 채용 확대가 역설적인 상황을 연출한 셈입니다.

[앵커]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경제활동도 안 하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쉬는 청년을 가리키는 ‘니트족’이 작년에 3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요?

[기자]

니트족이 지난해 3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역대 최고치입니다.

니트족이라는 단어 종종 보셨을텐데요.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슬픈 신조어입니다. (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의 줄임말)

사실, 워낙 취업이 어려운 환경이잖아요. 끝없는 취업 터널에 손을 놓아버린겁니다.

통계청에서 조사를 할 때 보통 비경제활동인구 중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를 ‘진학준비, 육아, 가사, 연로, 입대 대기, 쉬었음’으로 나누어 조사를 진행하는데요.

이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층(15∼29세)이 30만1,000명. 2016년(27만3,000명)보다 2만8,000명이나 늘어난 겁니다.

끊임없이 구직활동을 해도 잇단 실패에 자존감이 상실되며 무기력해진 상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일자리 늘리기 정책에 역점을 두고 있는 문재인 정부.

그러나,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일자리 사정.

어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문제 국가적인 과제로 삼아 직접 챙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과연 어떤 해법을 모색해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층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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