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반기에 수출 총력체제를 가동한다.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4% 증가할 것이라는 공식 전망치를 내놨지만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과 보호무역주의, 그리고 고환율·고금리·고유가의 ‘신3고’ 현상이 수출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정부 내에서는 “솔직히 3%도 쉽지 않을 정도”라고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주요 업종 수출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1월 수출 동향을 점검했다. 김영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이 주재한 이번 회의에는 반도체협회 등 11개 주요 업종 협회·단체와 KOTRA·무역보험공사 등 수출지원기관이 참석했다.
김 실장은 “지난해 우리 수출은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금융시장 불안정성,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이 잠재적 위험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지난 1일 수출 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 수출이 전년 대비 4%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우리 수출의 증가율은 15.8%였다.
문제는 정부 내부에서도 이 같은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는 점이다. 경제부처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올해 수출 증가 목표를 4%로 발표했지만 3%대를 달성하는 것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장애물은 고환율이다. 새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1,060원대까지 떨어졌다. 물론 우리 제품의 품질경쟁력이 높아지고 현지 생산도 많아져 가격이 수출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원화가치가 고공 행진하면 수출 대기업의 매출이 줄고 이는 다시 우리 경제가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감소로 이어진다. 여기에 고유가로 기업의 경영 비용이 높아지고 고금리로 금융 부담이 가중되면서 기업 활동이 위축되면 수출 회복세에도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난해 우리 수출의 증가율은 전년과 비교해 2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신3고로 수출이 주춤할 경우 급격한 증가세 뒤에 따라오는 상대적 위축, 이른바 기저효과가 도드라질 수 있다. 수출에서 반도체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9.9%에 불과하다. 전년 대비 57.4%라는 증가세를 보이며 단일 품목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액이 900억달러를 넘어선 반도체의 실적에 따라 수출 성적표도 뒤바뀔 수 있는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신3고 현상 등 수출 하방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수출 증가 추세가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상반기에 수출 총력체제를 가동할 것”이라며 “수출 4% 이상 증가를 목표로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