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 규모로 집행되는 일자리안정자금은 소상공인과 영세기업을 정부가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첫 사례입니다. 서민경제에 자금이 곧바로 들어가 돈이 돌기 시작하면 소득주도 성장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8 여성CEO 신년하례식 및 경영 컨퍼런스’에 참석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영세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일자리안정자금은 이전에 없었던 첫 직접지원 사례라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은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의 임금을 직접 보전하는 방식”이라며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면 구매력이 높아져 소비가 살아나고 결국 그 혜택을 보는 주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일자리안정자금 소개에 이어 최저임금 인상의 문제점이 주로 지적되는 언론 보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의 문제점에 비해 제도의 취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안타깝다”며 “성장의 과실이 중소기업과 노동자에 돌아오지 않는 경제 구조를 전환해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환위기 이후 4번의 정부가 한국경제를 다시 성장궤도에 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다 실패했다”며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성장 하향 추세를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해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제란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언하고 정책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학자인 홍 장관은 과거 세계 경제학자들의 경고를 인용하며 국내 경제 성장의 모순을 지적했다. 특히 1996년 세계 경제학자들이 한국의 경제 성장 방식에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당시 폴 크루그먼을 비롯한 전세계 경제학자들은 한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장시간의 노동환경’과 ‘저숙련 노동자 활용’과 같은 방식으로 노동과 자본을 투입해서는 성장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예언대로 외환위기를 겪었고, 30년째 한국 경제는 빈부 양극화와 저성장 등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장시간 일하는 환경은 회사와 가정 양립을 어렵게 만들어 저출산 문제가 생겼고, 노동자들의 생산성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며 “장시간 노동 환경에 노출된 저숙련 노동자들을 활용하는 구조로 계속 가다가는 한국 경제가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갈 것이기에 노동시간 줄이는 건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을 16.4%로 올린 배경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지난해 5명의 대선주자들이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며 “이에 따라 최저임금산정위원회에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판단해 최저임금을 올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홍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 ‘일자리안정자금’을 시작으로 기업인들이 만족할 때까지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일관적인 지원체계를 지속해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고, 직원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기업에는 우선적으로 혜택을 주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임대료 상승률도 낮추고 건물 계약권 관련 사항도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며 “카드 수수료도 더 낮추고 나아가 저렴한 수수료를 취급하는 새로운 소상공인 카드를 만드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에 3%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것을 두고 일부는 경제회복의 신호라고 하지만 쇠락의 추세에서 잠시 좋았던 것뿐이지 쇠락은 계속되고 있다”며 “소득주도, 공정경제, 혁신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하락하는 경제 추세를 극복해나가는 데 기업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여성기업인들의 동참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