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은 지난 2년 사이 대기업 여신을 줄여가며 위험가중자산(RWA)을 감축했다. 통합 당시만 해도 대기업 비중은 27.7%를 차지했다. 하지만 수 년간 대기업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 대기업 익스포져를 조정했고, 그 결과 지난해 9월말 기준 대기업 비중은 19.8%로 7.9%포인트 축소됐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은 30.5%에서 34.2%로 3.7%포인트 증가했고, 가계대출은 40.2%에서 44.8%로 4.6%포인트 증가했다. 소호대출의 경우 지난 1년간 13.2% 늘어났다. 즉, 수익성이 높고 동일 기업에 여신이 편중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중소기업대출 위주로 성장을 지속해온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중점관리계열 등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대기업 여신에 대해서는 주기적인 신용위험 점검 실시 및 감축 계획을 수립해 익스포져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여신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총자산은 2015년말 408조원 대비 2017년 3분기 459조원으로 12.5%(51조원) 증가했고 자산의 질도 나아졌다. 향후 리스크 대비 수익성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익성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지난 2015년말 4.30%에서 8.94%로 두 배 이상 높아졌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29%에서 0.61%로 향상됐다.
꾸준한 여신 포트폴리오 개선 정책은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보통주 자본비율도 크게 향상시켰다. 2015년말 한 자리 수에 머물던 보통주자본비율은 2016년말 11.77%로 30.1%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 9월말 12.74%까지 오르며 크게 개선됐다. 이 같은 상승폭은 주요 금융사 중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하나금융의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보다 탄력적인 그룹의 경영전략 추진과 함께 배당확대 등 주주 환원정책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보통주 자본비율이 높으면 자산을 늘리는데 부담이 적어 이익이 증가할 여지가 클 뿐 아니라 인수합병(M&A) 여력도 생긴다. 계열사 중 은행 비중이 높은 상황이어서 하나금융이 올해 비은행 계열사 M&A에 본격적으로 나설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나금융의 올해 과제 중 하나는 자산운용·증권·카드·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체질 개선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다. 하나금융은 오는 2025년 은행 이익1위, 비은행 비중 30%, 글로벌 비중 40%라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도 동반 개선됐다. 2015년말 13.31%에서 지난해 9월말 14.92%로 크게 향상됐다. 이로써 신한금융 13.20%, KB금융 14.74% 등과 격차를 줄이며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하나금융의 올해 성장전략 중 대표적인 게 디지털 혁신이다. 대표적으로 금융권 최초 멤버십 프로그램인 ‘하나멤버스’ 등으로 플랫폼중심 금융 패러다임을 선도했다. 외부 신기술을 금융에 접목시켜 금융 편의성을 강화한 것이다. 나아가 하나멤버스 글로벌화 계획에 따라 국내 최초 글로벌 통합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을 위한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또 국내 금융권 최초로 그룹 13개 관계사의 모든 인적, 물적 정보기술(IT) 인프라 통합을 위한 통합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은행 간 조직 통합이 마무리됨에 따라 판매관리비 절감 효과는 더욱 가시화할 전망이다.
해외 사업도 꾸준한 성장세다. 2016년 순이익 3,425억원에서 지난해 3,512억원(추정치)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24개국 157개(은행 145+금투2+캐피탈 10)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며 글로벌 영토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중국 현지법인은 안정적인 통합과 성공적인 현지화를 이뤄냈다. KEB하나은행은 글로벌 진출 전략을 ‘글로벌사업의 다변화’로 정의하고 전통적인 방식의 해외 직접 진출을 통한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더불어 전략적 파트너를 찾아 의미 있는 지분투자 방식의 진출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지역의 금융기관에 대한 지분투자 확대 전략을 적극 검토해 글로벌 부문에서의 수익성을 지속해 늘려 간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마이크로파이낸스, 리스투자, 자동차금융 등 비은행을 중심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