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못사면 얼마나 실망할까' 물어라

KAIST 경영대학 교수

<58> 반드시 필요한 제품인지 확인하려면

'매우 실망' 40% 이상땐 마케팅 개선 충분

25% 미만이면 제품의 시장 적합성 검토를

조성주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조성주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


“지난달 드디어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소셜미디어채널을 활용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만큼 판매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고객들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어서라고 하는데 제품의 문제인지, 마케팅의 문제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제품을 출시하면 일반적으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게 된다. 출시한 날부터 날개 돋친 듯 팔리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적합한 마케팅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다만 본격적인 마케팅에 앞서 미리 챙겨보면 좋을 게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제품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반드시 필요한’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마케팅 방법이 있더라도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이라면 마케팅 효율을 높이기 어렵고 오히려 실패를 촉진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실제 구매(혹은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를 판단하는 데 효과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구매 고객에게 무엇을 물어보면 좋을까.


‘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의 저자 숀 엘리스는 이렇게 물어볼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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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저희 제품을 이용할 수 없다면 고객님이 어느 정도의 실망감을 느끼게 될까요.”

선택할 수 있는 답변으로는 ‘①매우 실망스럽다 ②약간 실망스럽다 ③실망스럽지 않다 ④해당 없음(현재 사용하지 않음)’이 주어진다. 이 결과 응답 고객의 40% 이상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제품으로 볼 수 있다. ‘매우 실망스럽다’가 25~40%라면 제품의 기능과 사용성 개선 등을 조금 더 보완할 것을 제안했다. 문제는 ‘매우 실망스럽다’가 25% 미만인 경우다. 이때는 본격적인 마케팅에 앞서 제품의 시장 적합성을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목표 고객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고객 불편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고객이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방식(경쟁사 포함)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목표 고객이 적합했는지 알기 위한 간단한 인구통계적 정보’ ‘이 제품이 누구에게 가장 유용할 것으로 생각하는지’ ‘이 제품에서 개선할 점이 있는지’ ‘이 제품보다 더 나은 불편해결 방법이 있는지’ 등을 물어본다면 ‘반드시 필요한’ 제품을 만들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제품을 잘 만들어도 제대로 알리지 못하면 실패할 것이다. 여기서 알리는 것보다 우선은 제품을 잘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제품을 잘 만들었는지는 스타트업이 판단하는 게 아니다. 고객이 ‘반드시 필요한’ 제품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돼 있어야 제대로 알리는 활동의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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