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1.50%로 유지됐다.
지난해 6년 5개월 만에 금리 인상으로 크게 방향을 튼 뒤 경제 영향 등을 지켜보며 ‘숨 고르기’를 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18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통위 회의를 열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금융시장 예측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지난번 금리 인상 이래 줄곧 보수적 태도를 유지해왔다. 이주열 총재는 추가 인상을 경기지표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무엇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다. 경기 개선으로 수요가 늘어나며 물가를 올리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금통위원들도 금리를 올리면서도 낮은 물가를 많이 우려했다. 더구나 최근엔 가파른 환율 하락이 물가를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작년 12월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0.8% 하락하면서 2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국내외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 하반기에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 금통위(2월)는 이 총재가 퇴임하기 전 마지막 기회이고, 그다음(4월)은 신임 총재가 들어온 직후라는 기술적인 요인이 있다. 5월은 지방선거를 앞둔 점이 부담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반기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3월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과 2년 연속 3%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성장률, 멈추지 않는 강남지역 부동산가격 등을 종합 고려할 때 4∼5월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계 경기 개선에 힘입어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2.9%에서 3.0%로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미국은 3월께 금리 인상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일본이나 유럽연합(EU)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도 빨라질 조짐이 보인다.
현재 한미 양국 정책금리는 같은 수준으로, 한국이 동결한 가운데 미국이 올리면 10여 년 만에 역전된다.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강남 부동산 시장 분위기나 가계 빚 증가 추이, 가상화폐 열풍이 미치는 영향 등도 금통위는 두루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