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특허청, SKT 올림픽 광고 중단 시정권고

"공식후원사로 오인·혼동 유발해

후원금 낸 업체 영업상 이익침해"

엠부시 마케팅 논란에 휩싸인 SK텔레콤의 평창올림픽 광고의 한 장면. /사진=특허청엠부시 마케팅 논란에 휩싸인 SK텔레콤의 평창올림픽 광고의 한 장면. /사진=특허청




엠부시 마케팅 논란에 휩싸인 SK텔레콤의 평창올림픽 광고의 한 장면. /사진=특허청엠부시 마케팅 논란에 휩싸인 SK텔레콤의 평창올림픽 광고의 한 장면. /사진=특허청


특허청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SK텔레콤의 올림픽 홍보 캠페인 광고에 대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 결과 동 광고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 SK텔레콤 측에 관련 광고 중단을 시정권고했다고 18일 밝혔다.


특허청은 SK텔레콤이 해당 광고로 인해 평창올림픽 공식후원사로 또는 조직위와 조직상·재정상 또는 계약상 관계가 있는 것으로 오인·혼동케 했다고 판단했다. 조직위뿐만 아니라 거액의 후원금을 지불한 KT 등 여러 공식후원사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했다고 본 것이다. 부정경쟁방지법은 타인의 노력이나 명성에 부정한 방법으로 무임승차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으로 타인의 영업상 표지 등과 혼동을 일으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올림픽 홍보 광고는 스노보드, 스키, 스켈레톤 등 동계올림픽 종목을 기본배경으로 홍보대사 김연아, 대표선수 윤성빈 등을 모델로 등장시켜 올림픽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현재까지 방송사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광고 마지막에 ‘SKtelecom’ 이라는 대형문구를 배치한 것과 SKT를 떠올리게 하는 배경음악, 슬로건, 회사명, 제품명 등을 ‘평창 응원하기’, ‘See you in PyeongChang’ 등의 문구와 함께 사용한 점이다. 광고 시청자가 SKT가 평창올림픽 공식후원사인 것으로 오인·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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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지난 2013년 KT가 조직위 공식후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2014년에 평창올림픽 홍보대사인 김연아 선수를 자사 광고모델로 계약했다. 통상 캠페인 광고가 방송사가 주관하여 제작하는 관례와 다르게 광고제작사에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정황이 발견되는 등 올림픽 연계 마케팅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식후원사인 KT·POSCO·한화그룹 등과 SK텔레콤의 광고내용을 비교해 보면 누가 공식후원사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올림픽·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대회는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기업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고 해당 기업에 독점적인 마케팅 권리를 부여한다. 국회는 공식후원사의 마케팅 권리를 보호하고 앰부시 마케팅(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들이 공식 후원사인 것처럼 교묘하게 자신의 브랜드나 제품을 행사 등과 연결해 홍보하는 마케팅)을 금지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9일 ‘평창올림픽법’을 개정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지난 10일 SK텔레콤의 광고가 앰부시 마케팅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조직위에 보내온 바 있다. 조직위는 이미 동 광고의 중단을 요청한 상태다.

박성준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기대에 편승해 올림픽 대회의 재정기반을 훼손하는 대기업의 무임승차 행위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대형 국제스포츠 행사의 지속적인 유치를 위해서도 이러한 앰부시 마케팅은 엄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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