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양당의 통합을 공식 선언했다. 두 사람이 함께 통합신당의 구체적인 비전과 목표를 밝혀 내부 갈등과 탈당으로 처한 위기를 돌파하고 합당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신당 탄생이 기정사실화되고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의 개혁신당 창당도 임박함에 따라 야권발 정계 개편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 공동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고 통합신당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기로 결의했다”며 “패거리·계파·사당화 등 구태정치를 결연히 물리치고 정치를 바꾸는 새로운 세력이 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을 비판하며 대안·견제세력 등판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유 대표는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지적했다. 그는 “지금 우리 사회를 짓누르는 불안감의 근원은 안보불안”이라며 “안보불안은 휴전선 이북의 북한 핵과 미사일로 유발된 것인데 문재인 정부는 주도적 해결의 의지와 역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른정당의 ‘강경한 대북 정책’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안 대표 역시 부동산·가상화폐·최저임금 등 최근 논란이 된 정부의 경제 정책을 거론하며 “지난 8개월의 혼선은 집권세력이 얼마나 무능하고 오만한지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두 사람은 줄곧 제기돼온 정체성 문제를 두고는 “(정체성이) 확장되는 것이지 충돌하는 게 아니다”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겠다”며 적극 반박했다.
한편 안 대표가 ‘통합 후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유 대표는 이날 “제 책임을 다한다는 뜻에서 백의종군은 얘기할 생각이 없다”며 “신당의 리더십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신당 공식 출범 후 당이 자리 잡기까지 유 대표는 물론 안 대표도 전면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공동선언으로 통합이 기정사실화된 것은 맞지만 양당이 넘어야 할 산은 몇 개 남아 있다. 국민의당은 통합 반대파의 반발을 극복해야 한다. 현재 국민의당 의원 총 39명 중 18명이 통합 반대파다. 이들은 이날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 공동선언은) 점점 거세지는 보수대야합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임시변통”이라며 “오는 2월4일 전당대회를 저지하겠다”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내비쳤다. 바른정당도 최근 잇단 의원 탈당으로 의석수가 9석으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추가 탈당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19일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1박2일 연찬회를 열어 전열을 정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