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0%가 넘는 지지를 보내며 문재인 대통령을 든든히 응원했던 2030세대에서 이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상화폐 정책 혼선, 투자금을 미리 빼는 관료들의 ‘모럴해저드’에다 남북 단일팀으로 젊은 층이 중요시하는 ‘공정성’에도 반하며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고 출범했지만 취업은 여전히 어렵고 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집값은 ‘초양극화’하며 반감이 늘어나는 실정이다.
한국갤럽이 19일 발표한 1월 3주차 조사를 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67%로 일주일 새 6%포인트 빠졌다. 20대가 75%로 전주보다 6%포인트 미끄러졌으며 30대도 82%로 7%포인트 내렸다. 20대 지지율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최저이며 30대도 가장 낮았던 지난해 11월 1주차 조사와 같았다. 물론 여전히 70%대 이상으로 높지만 한때 90% 이상의 지지율을 보냈던 것을 고려하면 심상치 않은 현상이다.
무엇보다 가상화폐에 대한 미숙한 대응이 크게 작용했다. 군인은 월급으로, 학생은 아르바이트 급여로, 30대는 월급으로 가상화폐 투자에 나서는 등 2030 사이에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300만명의 투자자 중 60%가 2030세대인 것으로 집계된다. 그런데 정부가 거래소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가 7시간 만에 물러서자 투자금을 잃은 젊은 층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감독원 직원이 대책발표 직전 투자금을 빼 50%의 수익을 올린 것은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질타하는 청원이 빗발치고 있으며 한 청원자는 “가상화폐 규제나 폐쇄 이전에 법무부·금감원 공무원 관련 모든 친족들의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 철저히 전수조사하라”고 요구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은 2030세대의 정서적 ‘역린’을 건드렸다는 분석이다. 젊은 층은 북한에 대해 온정적이었다. 그러나 시험의 공정성, 소통, 노력에 대한 보상도 중요시했는데 믿었던 현 정권이 이를 건너뛰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청원에는 3만여명이 찬성 표시를 했으며 청원자는 “정치적인 논리로 선수단의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것”이라며 “선수들이 흘려온 땀이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하면 공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청년실업과 부동산은 기저에 깔려 있는 이반 원인이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9%로 오히려 악화했다. 정권이 바뀌면 취업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와 반대된다. 집값도 마찬가지. 보통 30대 초중반에 결혼을 하며 집값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강남 집값만 천정부지로 치솟자 30대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도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남북 단일팀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 청년 사이에 좋지 않은 코멘트가 있고 최근 여론조사를 봐도 청년층 지지율이 많이 빠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