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언터처블’(극본 최진원, 연출 조남국) 마지막 회에서는 장범호(박근형 분)과 장기서(김성균 분)의 죽음을 통해 모든 갈등이 마무리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장기서는 자신이 아닌 장범호의 지시만 따르는 주태섭(조재룡 분)에 분노를 참지 못했다. 주태섭을 쇠파이프로 내려쳐 죽인 장기서는 자신이 아버지와 같은 짓을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고는 동생 장준서(진구 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사람을 죽였다. 자수하겠다. 그럼 아버지에게서 자유로워지겠지”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 집에서 널 참 많이 기다렸다. 네가 돌아오기를. 아버지도 그때의 아버지로 돌아와 너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기서는 아내 구자경(고준희 분)이 납치돼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구하러 나섰다. 그러나 장기서의 능력으로 위기를 해결하기는 역부족이었고, 장기서는 결국 치여 사망했다. 죽음을 바로 앞둔 상황에서도 끝가지 구자경을 향한 사랑을 드러냈다.
구자경은 뒤늦게 장기서의 사랑을 깨달았다. 그는 구용찬(최종원 분)에게 “나도 모르게 날 사랑해줬던 사람이다. 그 사람이 죽었다. 앞으로 그만큼 날 사랑해줄 사람이 있겠나. 나는 평생 그 사람의 아내로 살겠다. 아빠도 포기해라”라고 말하며 자살을 택했다.
장준서 역시 형의 죽음을 알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아버지가 형을 죽인 거다”라며 “아버지를 용서할 수도 없고 용서해서도 안 된다”며 장범호를 찾아 나섰다. 그야말로 장범호에 의해 탄생한, 장범호의 제국 흑령도로 향한 것.
장준서는 장범호에게 “아버지는 누구냐”고 물었다. 장범호는 “네 할아버지는 일본제국의 용감한 군인이셨다. 이곳에 자신의 제국을 건설했고 나는 대의를 이어 받은 거다. 누가 날 벌하겠나”라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했다.
장범호에게서 더 이상 희망을 발견하지 못한 장준서는 그를 향해 총을 겨눴지만 용학수(신정근 분)가 이를 말렸다. 그러나 정작 장범호를 쏜 것은 용학수였다. “난 신이다. 난 영원히 죽지 않는다”고 말하던 장범호는 생을 마감했다.
마무리는 서이라(정은지 분)의 몫이었다. 그는 흑령도를 비롯해 지금까지 장범호에 의해 행해진 악행을 폭로했다. 4년 뒤, 정윤미(진경 분)는 북천시의 시장이 됐다. 서이라는 잘나가는 검사가 됐다. 장준서는 서이라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며 관계를 이어갔다.
‘언터처블’은 삶의 전부인 아내를 잃고 가족의 추악한 권력과 맞서는 차남 장준서(진구 분)와 살기 위해 악이 된 장남 장기서(김성균 분), 두 형제의 엇갈린 선택을 그린 웰메이드 액션 추적극.
앞서 조남국 PD는 “스토리를 쫓아가는 드라마라기보다 관계와 사람에 대한 드라마다”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한 바. 그의 말대로 ‘언터처블’은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흥미를 이끌어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사이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고구마 전개로 답답하다는 반응도 있었으며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 자극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부분도 없지 않았다.
언뜻 대립된 듯 보이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위했던 형제의 사연, 쇼윈도 부부로 시작해 죽음에 이르러 진심을 나눈 부부, 현재를 배경으로 한 설정이라고는 받아들이기 힘든 흑령도의 정체 등 풀어나가야 할 부분이 많은 것에 비해 16회라는 시간은 짧은 감이 있었다.
그럼에도 배우들은 각자가 맡은 역할에 200% 몰입, ‘언터처블’을 끝가지 몰입도 있게 이끌었다. 진구는 16회 내내 고군분투하면서 선인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김성균은 브라운관 첫 악역 도전에서 분노와 애잔함, 안쓰러움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한편 ‘언터처블’ 후속으로는 2월 2일부터 김남주와 지진희 주연의 ‘미스티’(극본 제인, 연출 모완일)이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