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새벽 서울 종로의 여관 방화로 5명이 숨진 가운데, 사망자 중 3명은 30대 어머니와 10대 딸 2명으로 확인됐다. 참사가 벌어진 이 여관은 쪽방과 마찬가지로 장기투숙자가 많이 이용하는 노후 건물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혜화경찰서는 21일 사망자 3명이 박모(34·여)씨와 박씨의 14세, 11세 딸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5명 전원에 대한 부검 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전날 오전 3시께 술에 취한 투숙객 유모씨(53)가 여관 주인에게 성매매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방화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숙객이 모두 잠든 시간대였던 데다 인화물질로 불이 급속히 번졌고, 대피로조차 마땅치 않았던 점 등이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분석된다. 여관에서 난 불로 박씨 모녀를 비롯한 5명이 숨지고 진모(51)씨 등 5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불을 낸 유씨에 대해 현존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