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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꿈꾸는 도시]"산업구조 변화·주거환경 개선에...서비스 등 다른 기능 시설로 대체"

'도심 제조업 쇠퇴' 전문가 진단

미국 뉴욕 등 해외 주요 도시도

문화·여가 제공하는 시설 늘어

도심공간 매력 높일 방안 찾아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 및 주변 모습.  /사진제공=서울시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 및 주변 모습. /사진제공=서울시


과거 산업화 시대 생산의 핵심기지 역할을 했던 도시에서 생산 기능이 쇠퇴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산업구조의 변화, 더 나은 주거 환경에 대한 수요 등이 꼽힌다. 주거뿐만 아니라 경제·산업·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갖춰진 거대도시인 서울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양재섭 서울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 선임연구원은 “과거 성장을 이끌었던 공장형 제조업이 임대료·임금 상승 등의 여건 변화에 따라 서비스·주거 등 다른 기능의 시설로 대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 도심에 있던 생산시설이 더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한 중국이나 인접한 경기도로 이전한다는 것이다.


더 나은 주거 환경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도심의 제조시설이 주거시설 또는 거주자를 위한 서비스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대체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1977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삼표산업의 레미콘공장은 오는 2022년 6월까지 철거하고 그 자리에 서울숲과 이어지는 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이 지난해 확정됐다. 레미콘공장이 소음·분진 등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인근 주민들이 20년 이상 철거·이전을 요구해온 결과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국 뉴욕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도 문화·여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삶의 질이 개선되고 더 나은 주거환경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면서 도시의 다양한 기능 중 생산보다는 거주자를 위한 문화·여가 관련 서비스 기능이 중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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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간혹 도시 안에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섬처럼 단절된 영역들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서울 영등포·용산에서는 역 주변이 주거·상업시설로 개발되는 가운데 기존의 주력 산업이었던 용산전자상가, 문래동 기계금속가공업체들은 개발에서 소외된 공간으로 남아 있다. 이에 정부·지방자치단체는 개발에서 소외된 공간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과거에는 전면 철거 방식의 재개발사업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기존 시설을 유지·보존하면서 공간을 활성화하는 도시재생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공간 개발에 치우쳐 있는 분위기”라며 “외국처럼 새로운 산업·기능을 도입하는 것이 도시재생의 전부가 아니라 서울이 그동안 사람들에게 어떤 기회를 줬기에 인구가 늘어났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 환경이 과거 서울의 대표적인 경쟁력이었지만 오늘날 정부 부처·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등으로 좋은 일자리가 줄었고 저출산으로 학령인구도 감소하는 추세다. 따라서 도시재생사업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서울이라는 공간의 매력을 높일 방안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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