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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왜 ‘명작’인가”..‘하얀거탑’, 2018 드라마에 주는 깨달음

명작은 명작이다. 2007년 ‘명품 의드’로 불렸던 ‘하얀거탑’은 2018년에도 여전히 ‘명품 의드’로서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지난 22일 MBC에서는 ‘다시 만나는 하얀거탑 리마스터드’(이하 ‘하얀거탑’)가 첫 방송됐다. 안판석 PD와 이기원 작가가 의기투합했던 ‘하얀거탑’은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권력에 대한 야망을 가진 천재 의사 장준혁의 끝없는 질주와 종말을 그린 작품.




/사진=MBC/사진=MBC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2일 방송된 ‘하얀거탑’은 전국기준 4.3%, 4.4%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KBS2 ‘저글러스’는 8.2%, SBS ‘의문의 일승’은 6.6%, 7.7%로 ‘하얀거탑’ 보다 높지만 재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모양새다.

MBC는 지난해 총파업 후유증으로 올해 3월 초까지 월화극과 수목극 결방을 결정했고, 이 자리를 ‘하얀거탑’이 채우게 됐다. 사실 지상파 프라임 시간대에 예전 방송을 재방송하는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편성.


그럼에도 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가 최근 2~3%대로 고전하는 것과 비교하면 ‘하얀거탑’의 4%대 성적은 의미가 크다. 새로 만든 드라마보다 재방송 드라마가 더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얻었다는 것은 MBC가 드라마국을 내부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음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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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안 봤던 사람이 부러울 정도” “다시 봐도 감탄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근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러브라인도, 현란한 연출도 없지만 인물의 감정선에 집중하는 전개와 병원 특유의 긴박감을 살린 음악 등이 2018년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

/사진=MBC/사진=MBC


병원을 둘러싸고 환자와 권력 사이 고뇌하고 갈등하는 의사들의 모습은 다양한 인간군상을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한 때의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인간사 그대로를 통찰하며 수십 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은’ 드라마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이유다.

지금보다 풋풋했던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자타공인 연기본좌로 불리는 김명민은 당시 천재 외과의의 끝 모를 야망을 섬세하게 그리며 ‘인생캐릭터’를 만들었다. 현재보다 앳된 외모에도 연기력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완벽해 감탄을 자아내기도.

돌아온 ‘하얀거탑’에서는 앞서 HD로 방송됐던 영상을 UHD로 내보낸다는 점이 달라졌다. 선명도와 색채를 개선해 고화질 영상으로 가공한 결과, 2018년 안방에서 시청하기에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11년을 뛰어 넘어 현재의 드라마를 위협할 정도의 영향력을 보여준 ‘하얀거탑’. 2018년 드라마들에게 분명히 깨달음을 안기는 바가 있으리라 본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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