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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건 원장의 탈모 이야기-11] 레게머리·파마를 하면 탈모가 된다?

가수 이하늘 "레게머리 때문에 머리 빠졌다" 발언

파마약은 두피에 침투 안돼 원인으로 보기 어려워

레게머리로 머리카락 당겨져 탈모될 확률도 적어

옥건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옥건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


얼마 전 SBS의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에서 힙합그룹 DJ DOC의 멤버 이하늘씨가 출연해 본인의 탈모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하늘씨는 “유전으로 탈모가 된 게 아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가 미용실을 운영했을 당시 실험대에 올라 후천적으로 생겼다”라며 “당시 우리나라에 레게파마가 없었는데 이주노가 실험 삼아 파마를 했다”고 말했다.

또한 “파마 약이 엄청나게 독해서 레게머리를 한 번 하고 나면 화상을 입고 머리 전체에 딱지가 생겼다. 보름 정도 후에 딱지가 떨어지고 나면 또 파마했다. 그렇게 2년 7개월 동안 레게파마를 했는데 그 이후로 머리를 감을 때마다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더라. 처음에는 유전인 줄 알았는데 원인은 화상을 입은 머리 때문이었다”라고 자신의 탈모 원인을 공개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는 레게머리는 무엇일까?

레게 가수들이 주로 해서 한국에서는 레게머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지만 외국에서는 드레드록스(dreadlocks)라고 주로 불리며 레게머리의 종류로는 드레드, 아프로펌, 콘로우, 브레이즈 등이 있다.

드레드록스를 한 밥 말리(왼쪽)와 브레즈 스타일. /출처=나무위키드레드록스를 한 밥 말리(왼쪽)와 브레즈 스타일. /출처=나무위키


카리브해 지역의 흑인들이 자신들의 종교적인 이유로 머리칼을 자르거나 빗질을 하지 않고 땋아서 기른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하늘씨는 레게머리를 할 당시 파마 약을 탈모의 원인으로 지목했는데 필자가 보기엔 레게머리의 종류에 따라 탈모가 생길 가능성도 있지만 탈모의 주원인은 따로 있는 것 같다.


머리를 땋는 콘로우나 드레드 스타일의 레게머리를 장기간 계속 했을 경우 견인성 탈모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견인성 탈모는 지속적으로 머리칼을 당겨서 생기는 것으로 수개월 이상 머리를 바싹 땋았을 경우 뿌리 부분이 계속 당겨져 탈모가 생길 수 있다. 그렇지만 견인성 탈모의 증상은 머리칼이 점점 가늘어지는 것일 뿐 뽑힐 정도로 당기지 않는 이상 이하늘씨처럼 아예 머리가 없어질 확률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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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늘. /E채널 방송 캡처이하늘. /E채널 방송 캡처


수년 전 E채널의 프로그램에서 이하늘씨가 스스로 공개한 모습을 보면 헤어라인과 정수리 부위 머리가 하나도 없고 가운데 헤어라인 일부에 오아시스처럼 수백 개의 모발이 자라고 있다. 그렇지만 옆머리는 면도해서 그렇지 밀도가 좋아 보이는데 전형적인 유전에 의한 남성형 탈모의 모습이다.

보통 병원들에서조차 탈모가 있으면 가족력부터 물어보는데 유전에 의한 남성형 탈모는 시진(눈으로 보고 진단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으로 후두부와 옆머리가 거의 정상인 상태에서 헤어라인이나 M자 탈모, 정수리 탈모 혹은 이들이 혼재하는 탈모는 다른 진찰 없이도 유전에 의한 남성형 탈모로 진단 내릴 수 있다. 유전에 의한 남성형 탈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필자의 칼럼 중 ‘결혼 앞둔 영국 해리 왕자, 머리숱 더 빠질까’를 참조하면 된다.

화상을 입을 정도로 파마 약이 독해서 탈모가 생겼다고 하는데 실제로 화상을 입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파마 약은 두피 안으로 침투가 잘 안 되기 때문에 현재 탈모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머리칼은 사실 죽은 조직이고 탈모는 살아있는 모발의 뿌리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실제 탈모가 되려면 모발의 뿌리에 영향을 줘야 한다. 어쩌다 한 번 쓰이는 파마 약이 두피를 통과해서 모발의 뿌리에 탈모까지 일으킬 손상을 주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어떤 파마 약이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하늘씨 본인 두피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종류였을 것으로 추정될 뿐 두피 표면에 알레르기가 생길 수는 있어도 뿌리까지 심각한 손상을 줬을 확률은 낮다.

/okhairline@naver.com

옥건 원장은···

▲가톨릭의과대학 졸업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 ▲국제모발이식학회(ISHRS) Best Practical Tip 수상

조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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