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미니 다보스’ 열어 35억유로 투자유치…'마력남' 마크롱

다보스 포럼 개막 전날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행사

140여개 기업 초청…구글·도요타 등 '통큰투자' 이끌어

FT 등 외신 "친기업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 홀린 듯"

14면16판 웹수정


지난해 취임 후 과감한 개혁조치로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번에는 글로벌 거물 기업들을 상대로 수십억유로의 투자를 유치하며 또 한 차례 능력을 발휘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파리 근교 베르사유궁에서 진행한 ‘프랑스를 선택하세요(Choose France)’ 행사를 통해 총 35억유로 규모의 투자를 따냈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삭스 회장을 비롯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락슈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회장 등 총 140여개 거물급 기업의 경영자들이 참석한 이 행사는 스위스 다보스포럼 개막 전날에 열려 ‘미니 다보스’로 불리며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었다.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프랑스 대통령이 22일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궁전에서 열린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행사에서 존 체임버스(왼쪽) 전 시스코 최고경영자(CEO)와 무니르 마주비 디지털 담당 국무장관과의 투자협약식을 지켜보며 양손 엄지를 치켜올리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프랑스 대통령이 22일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궁전에서 열린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행사에서 존 체임버스(왼쪽) 전 시스코 최고경영자(CEO)와 무니르 마주비 디지털 담당 국무장관과의 투자협약식을 지켜보며 양손 엄지를 치켜올리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행사를 주재한 마크롱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들은 프랑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 개편과 법인세 인하 등 친기업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 마크롱 대통령의 적극적인 구애에 글로벌 공룡 기업들도 수십억유로 규모의 투자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화답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 구글은 올해 파리에 새로운 인공지능(AI)연구센터를 개설하는 데 이어 프랑스 전역에 4개의 ‘구글 허브’를 열고 온라인 기술 무료교육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독일의 SAP는 프랑스에 향후 5년간 20억유로를 투자해 클라우드 서비스와 첨단기술 발전에 공헌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북부의 자동차 공장에 3억유로를 투자하기로 한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이번 투자로 오는 2020년까지 새로운 일자리 800개가 생겨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SPC그룹이 냉동 페이스트리 반죽을 만들 수 있는 2,000만유로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전임자들도 프랑스 투자 유치를 위한 유사한 행사를 전개했지만 규모는 마크롱에 훨씬 못 미쳤다. 2014년 프랑수아 올랑드 전 정부에서는 34개 기업이 참석했으며 2011년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5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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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이 글로벌 거물 기업 CEO들의 적극적인 참석을 이끌어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롱 정부는 지난해 12월 초 글로벌 기업인 100여명에게 “프랑스에 투자계획을 들고 오라”는 단서조항을 붙인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제궁 관계자는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기업인들의 호기심이 엄청났다”고 전했다.

FT는 “은행원 출신의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행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서구 비즈니스 리더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며 “국제무대에서 외교뿐 아니라 협상의 달인이라는 능력도 뽐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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