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술계의 예언가는 ‘미래를 끌어안으라’고 조언한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108년도 1월 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오랫동안 미래를 예측해온 레이 커즈와일은 인공지능의 장점이 단점보다 클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레이 커즈와일(위)은 혁신의 이점이 수많은 단점을 압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레이 커즈와일(위)은 혁신의 이점이 수많은 단점을 압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유명 인사들이 특정 사안이 갖는 중요한 이점과 잠재적 위험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일 때 그 주제는 트렌드가 되곤 한다. 당신은 분명 그 주제가 지금 유행하는 이슈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주제에 대해 머스크는 전 세계가 우월한 인공지능 기술을 놓고 경쟁을 벌이다 결국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반면, 저커버그는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무책임”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의 잠재력에 대해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기술계의 다른 예언자는 인공지능의 미래가 좀 더 미묘한 양상을 띨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작가이자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 Ray Kurzweil은 장기적 관점에서, 인공지능이 가져다 주는 이점이 부작용을 능가할 것이라 여기고 있다. 그는 다소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해도, 컴퓨터가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날을 환영하고 있다. 바로 ‘특이점(singularity)’이라 불리는 커다란 변화의 순간이다. 커즈와일이 지난 2008년 세상을 바꾸는 기술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이른바 ‘특이점 대학’을 공동 설립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인공지능 논쟁에 대한 입장과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를 묻기 위해, 포춘이 오랫동안 연구를 해온 이 미래학자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포춘: 기술 변화의 속도가 당신 예측과 일치했나?

커즈와일:
많은 미래학자들은 과학 공상 작가의 상상력을 빌려온다. 그러나 그들은 어떤 일이 언제 일어날지 잘 예측하지 못한다. 초창기부터 나는 주식투자부터 로맨스까지 모든 측면에서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장소에 있어야 모든 것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기술 트렌드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구글을 검색하면, 내가 지난 1990년대 말에 2009년을 전망했던150페이지짜리 147개 예언을 찾아볼 수 있다. 그걸 보면 내 예측의 결과를 알 수 있다. 그 중 86%가 적중 했고, 78%는 정확한 연도까지 맞혔다.


실현되지 않은 예언은 무엇인가?

2009년까지 자율 주행차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예언이다. 완전히 틀린 건 아니다. 당시에도 자율 주행차가 있긴 했지만, 실험적인 용도로 제한되어 있었다.



왜 우리는 특정 사건들을 잘 예측하지 못하나? 예를 들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것이란 예측 같은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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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기술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


정치나 국제적 사건들을 예측하기 위한 모델 구축은 시도한 적이 있는가?

소셜 네트워크와 경제 트렌드의 막강한 힘에 밀려 정부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 스페인 연기금에 문제가 생기면, 전세계가 그 문제를 감지하게 된다. 나는 워싱턴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수도에서 이뤄지는 의사 결정보다, 이런 트렌드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결정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그런 결정들은 지금 내가 이야기하는 트렌드에는 어떤 영향력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20세기에 발발한 세계 제 1, 2차대전, 냉전 그리고 대공황은 기술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커즈와일 뮤직 시스템이 지난 1985년 개최한 콘서트 뒤풀이 파티에서 스티비 원더와 함께 한 커즈와일(왼쪽).커즈와일 뮤직 시스템이 지난 1985년 개최한 콘서트 뒤풀이 파티에서 스티비 원더와 함께 한 커즈와일(왼쪽).



최근 벌어지는 인공지능 논쟁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이 인류에 실존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불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지만 집을 태워 버리기도 한다. 기술은 언제나 양날의 검이었다. 기술이 인간의 창조적, 파괴적인 충동을 모두 증폭 시켰을지라도, 그것을 통해 인류의 삶이 윤택해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과거보다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진화에 적응하며 생겨난 반응일 뿐이다. 우리는 나쁜 일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잎사귀에서 들리는 부스럭거림은 포식자가 내는 소리일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 소리에 집중해야 한다. 모든 기술에는 다 위험요소가 있다. 생명공학과 나노기술, 인공지능처럼 영향력이 큰 기술들도 잠재적으로 실존하는 위험 요소다. 하지만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는 기술로부터 피해보다 도움을 더 많이 받았다.


인공지능과 그 외의 기술들이 직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인류 역사를 보면 이미 수 차례 직업들이 사라지곤 했다. 1900년 무렵 있었던 직업 중 지금도 존재하는 직업이 몇 개나 되겠나? 만일 내가 1900년대에 활동한 예지 능력을 가진 미래학자였다면, 아마도 “현재 당신들 중 38%는 농장에서, 25%는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전체 인구 중 3분의 2 정도 비율이다. 하지만 2015년경엔 전체 인구 중 2%가 농장에서, 9%가 공장에서 일할 것”이라고 예언했을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맙소사! 직업을 잃게 되겠군”이라고 낙담할 것이다. 그 때 내가 다시 “걱정할 필요 없다. 직업이 사라질 때마다 더욱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또 다른 직업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어떤 직업들인가?‘라고 되물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글쎄, 아직 우리가 그 기술을 발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할 것이다.
현재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길에서 차와 트럭을 운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언젠가는 운전사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은 새롭게 생겨날 직업을 설명할 수 없다. 아직 현존하지 않는 개념과 산업에 해당되는 직업들이기 때문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MICHAL LEV-RAM

MICHAL LEV-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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