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맨션(아파트) 시장에서 최근 도심지나 역 앞 등 인기 지역의 ‘고가 1주택’을 사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가격 양극화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도쿄 주변 수도권 신축맨션 평균가격은 전년 대비 7.6% 오른 5,908만 엔(5억6,852만 원)이었다. 일본 거품경제 시기 이후 27년 만에 높은 가격이다. 전체 공급은 정체됐지만, 인기 지역에 집중되는 성격의 가격상승이 눈에 띈다.
수도권 4개 광역단체 신축맨션 평균가격은 1989년과 1991년을 웃도는 사상 두 번째의 수준이다. 사상 최고가였던 1990년과의 가격 차이를 215만 엔까지 좁혔다. 그런데 교외도 포함해 모든 집이 급등한 거품경제 시기와는 달리 이번에는 인기를 끈 도심이나 역 앞 재개발 지역 등지로 가격상승이 한정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가격상승 배경에는 고급 맨션을 개발하는 스미토모부동산이나 다이쿄(大京) 등 7대 건설사의 과점도 작용했다. 2002년 390사였던 사업자가 현재 122사로 줄면서 금융위기 전 20%대였던 7대 건설사의 점유율은 46%로 올랐다. 자금 회수를 위해 재고를 저가 판매하는 중소업자가 줄며 할인 경쟁이 줄어든 것이다. 원래 구매 중심세력은 여유가 있는 맞벌이 가족이었다. 그런데 도쿄도 핵심인 23구 지역에서 호텔 등과의 용지획득 경쟁도 격렬해지면서 경쟁력이 있는 대기업이 아니면 손을 대기 쉽지 않다.
고급 신축맨션 바람이 일며 작년에는 분양가 1억엔 이상의 맨션을 가리키는 ‘오쿠션’ 발매가 전년 대비 52.4% 늘어난 1,928채로 1990년 이래 가장 높았다. 그러나 신축맨션은 역 앞 재개발이나 대규모 물건에 집약되면서 공급 호수는 점점 줄어간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인기 지역은 맨션 판매가 부진해 양극화 현상도 나타났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신축맨션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며 비교적 싼 편인 중고 맨션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실제 최근에는 일본인 특유의 ‘신축맨션 신앙’도 무너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연스럽게 중고 맨션 수요를 겨냥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다이와하우스공업은 19일 그룹 차원에서 통일된 중고주택 브랜드 ‘Liveness’를 시작했다. 도큐부동산도 중고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