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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원한남 3개월 이상 분양지연…고민 빠진 HUG

-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와 토지비용 고려하면 사상최고가 갱신은 불가피해 보여

- HUG 보증기준 따라 한남더힐 매매가와 비교할 땐 7천만원까지 높아져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용산에 들어서는 고급주택 ‘나인원한남’의 분양승인 이 3개월 이상 지연되고 있다.

HUG는 지난 해 12월 1일 나인원한남의 시행을 맡은 디에스한남으로부터 분양보증승인 신청을 받았다. 시행사 측이 제시한 평균분양가 수준은 3.3㎡당 약6천만원 초반대로 알려졌다.


HUG의 보증승인 기준보다도 훨씬 낮은 분양가 제출이지만 HUG측의 입장은 분양보증승인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해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던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3.3㎡당 평균분양가 4,75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강남집값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상최고가 갱신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기 때문이다. 성수동과 한남동이라는 지역 격차와 함께 두 아파트 토지비용이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1,831,500㎡의 부지를 3,824억원에 매입했다. 600%의 용적률을 적용해 산출한 3.3㎡당 토지비용은 1,150만원. 반면 나인원한남의 용적률은 145%에 불과해 3.3㎡당 토지비용은 2,470만원에 이른다. 무려 1,3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토지비용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3.3㎡당 6천만원을 넘겨야 사상최고가가 깨지는 셈이다. HUG가 집값 안정을 위해 무턱대고 사상최고가 갱신은 안 된다는 논리를 펼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나인원한남 부지가 같은 국토부 산하에 있는 LH공사로부터 매입한 것을 감안하면 HUG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거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급주택부지로 토지는 비싸게 팔았으면서, 분양가는 싸게 책정하라고 강요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HUG의 이런 부담을 알고 있는 나인원한남 측은 처음 생각했던 평균분양가 수준을 대폭 낮추어 보증을 신청한 상황이다. HUG의 보증처리 기준에 따르면 평균 분양가가 입지, 세대 수, 브랜드 등이 유사한 인근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의 11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분양가 산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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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준에 따르면 인근 비교대상인 한남더힐의 매매가인 3.3㎡당 6,400만원의 110%인 7,000만원 선까지도 가능하지만, 고분양가에 대한 비판 여론과 HUG와의 지속적인 가격협의를 통해 3.3㎡당 6000만원 초반 대까지 분양가를 낮춰 신청했다.

나인원한남의 분양승인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올해 공급을 앞두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들에 대한 보증정책의 시금석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HUG가 최소한의 사업 수익성도 반영해 주지 않는다면 공급물량 자체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특히 인근 시세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분양가가 결정될 경우, 청약 열풍에 의한 부동산 과열 분위기가 조성되고, 부유층의 불로소득도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부가 다양한 분양가 억제책을 내놓는 궁극적 목적도 결국은 시장안정화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각 계층에 걸맞은 다양한 공급루트를 만드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전문가에 따르면 “집값 안정과 고급주택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HUG나 나인원한남이 수용가능한 접점을 찾아 빠르게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인근 시세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분양가로 335세대의 대규모 고급주택을 일시에 공급하여 강남권 고급주택의 가격하락 및 안정화시키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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