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백브리핑] 홍콩송금 급증에 긴장하는 은행

가상화폐 국제시세 차익 노린

원정투기 의심 송금 늘어 고민

최근 들어 시중은행 창구에서는 중국인 여러 명이 5만달러씩 나눠 홍콩으로 송금하거나 홍콩달러로 환전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된다고 한다. 금융권에서는 이들 중 일부를 국내 가상화폐 거래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30% 이상 높게 형성되는 ‘김치프리미엄’을 악용한 차익거래 목적의 원정투기로 의심하고 있다. 홍콩으로 송금해 현지 가상화폐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구입한 뒤 국내 거래소 계좌로 보낸 후 매각해 시세차익을 얻는 구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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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 시중은행의 홍콩달러 환전과 홍콩 송금은 이달 중순까지 지난달의 두 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투기자금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지만 외국환거래법상 막을 방법이 없어 시중은행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해외 송금은 내국인 증여 항목, 외국인 국내보수 항목으로 5만달러까지 증빙 없이 가능하며 환전의 경우에는 한도제한이 없다. 또 1만달러까지는 세관 신고 없이 출국이 가능하다. 은행별 대처도 눈길을 끈다. KB국민·신한·KEB하나 등은 본점 외환관리부서에서 각 영업점에 자체적으로 가상화폐 관련 ‘유의공문’을 보내 가상화폐 관련 송금으로 의심되는 경우 송금 목적을 재차 확인하고 증빙서류를 요청하도록 했다. 가상화폐를 악용한 환치기 등 불법 외환거래 가능성이 있다면 신청을 거절하고 고액의 환전거래를 반복적으로 신청하면 취득 사유를 확인하도록 깐깐하게 관리하고 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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