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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 역사 쓴 정현, 아시아 톱랭커 예약

亞 선수로 86년 만에 호주오픈 4강 진출 쾌거

세계 30위 이내 예상돼 이형택의 36위 경신 확실시

정현(58위·22·삼성증권 후원)이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고 있다.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준결승에서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을 3대0으로 제압했다. 1905년 창설된 메이저대회 호주 오픈 사상 아시아 선수로서는 무려 86년 만에 남자단식 4강에 오른 순간이었다.

호주 오픈 남자단식에서 4강에 오른 아시아 선수는 1932년 사토 지로(일본)가 유일하다. 사토는 1932년 이 대회 4강에 진출한 뒤 준결승에서 해리 호프먼(호주)에게 2대3으로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후 정현의 쾌거 전까지 아시아 남자선수들은 아무도 단식 4강에 오르지 못했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로는 4강 고지를 밟아본 선수가 없다. 니시코리 게이(일본)가 2012년과 2015년, 2016년 등 세 차례 8강까지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대만계 마이클 창이 1996년 준우승했으나 미국 국적이었다. 여자단식에서는 리나(중국)가 2014년에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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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세계랭킹에서도 대거 끌어 올리게 됐다. 세계 58위인 정현은 이번 호주 오픈 4강 진출로 한국 선수 역대 최고 랭킹 기록을 경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앞서 한국 남자테니스에 가장 굵은 발자국을 남긴 건 이형택(42·은퇴). 2007년 36위에 올라 현재까지 최고 순위로 남아 있다. 이형택은 2003년 1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남자단식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우승했고 2000년과 2007년에는 US오픈 16강까지 올랐다. 정현은 지난해 11월 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고 이형택의 메이저 최고 기록 16강도 훌쩍 넘었다. 지난해 9월 기록한 44위가 최고 랭킹인 정현은 58위(랭킹포인트 857점)로 이번 대회를 시작해 4강 진출로 단번에 720점을 수확했다. 다소 복잡한 랭킹 산정 시스템에 대입하지 않은 단순 계산으로 1,577점이라면 이날 현재 기준 세계 28위에 해당해 이형택을 넘어서게 된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두렵지 않은 정현은 이제 아시아 톱 랭커 자리를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아시아 1위는 24위인 니시코리 게이(일본)다. 이어 스기타 유이치(일본)가 41위로 뒤를 잇고 있다. 이번에 스기타를 추월할 것으로 보이는 정현은 니시코리도 바짝 추격할 수 있다. 니시코리는 손목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한 데다 당분간 점수를 쌓기 힘든 상황이다.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순위도 노려볼 만하다. 니시코리는 2015년 4위를 찍었고 태국의 스타 파라돈 시차판은 2003년 9위에 올랐다. 22세에 불과한 진화형 괴물이기에 불가능한 기대가 아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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