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1,100여억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코발트 기업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세계 최대 리튬시장인 중국에 진출한다. 포스코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에너지·소재 굴기’로 100년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지 한 달도 안 돼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포스코는 24일 정기 이사회에서 지난 10일 화유코발트와 체결한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법인 합작계약을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전구체는 양극재 제조의 전 단계 공정으로, 전구체와 리튬이 결합하면 리튬이온전지의 구성품인 양극재가 만들어진다. 소재 분야에서 포스코가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포스코와 손을 잡은 화유코발트는 리튬이온전지 제조에 필요한 글로벌 코발트 수요량의 50%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코발트 기업이다. 포스코는 이번 계약 승인으로 화유코발트와 함께 중국 저장성 통샹시에 약 1,100억원을 투입해 전구체 생산법인과 양극재 생산법인 등 두 개의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전구체 생산법인은 코발트, 니켈, 망간을 공급할 수 있는 화유코발트가 지분 60%, 포스코가 지분 40%(560억원)를 투자한다. 양극재 생산법인은 높은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가 지분 60%(520억원), 화유코발트가 지분 40%를 투자한다. 각 합작법인은 2020년까지 생산시설을 준공해 하반기부터 연간 최대 4,600톤 규모의 전구체와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 내에서는 이번 사업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집념으로 이뤄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권 회장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미래 먹거리로 ‘에너지·소재’ 사업을 꼽았다. 권 회장은 2010년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일 때 리튬 직접 추출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할 정도로 소재 사업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 최근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면서 전기차와 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기기의 대용량 배터리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리튬이온전지와 소재인 양극재 시장이 2016년 21만톤에서 2020년에는 86만톤까지 4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포스코는 2012년 염수(소금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시간을 1개월에서 8시간으로 줄이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2013년 남미 칠레 마리쿤가 염호(소금호수), 2015년 아르헨티나 카우자리 염호에서 시험 생산하며 상용화와 품질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 지난해 2월에는 2월 광양제철소에 염수에서 리튬을 연간 2,500톤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공장도 가동하는 성과도 거뒀다. 올해는 남미와 호주에서 리튬 업체에 투자하거나 광산을 확보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포스코 이번 합작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양극재를 직접 제조하고 판매해 세계 최대 리튬이온업계에 명성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사업으로 포스코ESM의 구미 양극재 공장에 전구체는 물론 소재인 코발트, 니켈, 망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돼 국내 소재 사업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