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에 힘을 실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1,060원대에서 하락 출발했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원20전 내린 1,06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최근 계속된 약달러 분위기에도 1,070원 부근에서 지지력을 나타냈던 원달러 환율도 이날은 버티지 못하고 1,060원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공세에 이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달러 약세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면서 글로벌 약달러 분위기를 키우고 있어서다.
므누신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약달러를 환영한다”며 “미국의 무역 기회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달러화 약세가 분명히 미국에 좋다”고 말했다. 이는 한동안 계속된 달러 약세에 기름을 부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밤 사이 1% 넘게 떨어져 89.2에 마감했다. 유로달러는 1.240달러까지 올랐고 달러엔 환율은 108.9엔까지 떨어졌다가 109.2엔에서 하락 마감했다.
최근 달러는 안그래도 약세다. 유로존의 경기가 강한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유로화 급등을 견인하고 있고 일본은행(BOJ)에 대해서도 시장은 긴축 전환 기대를 거두지 않고 있다. 유로화와 엔화가 오르는 것은 달러에 가장 확실한 하락 압력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시킨 세이프가드 조치로 보호무역주의 이슈가 재부상한 것도 달러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약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달러가 곤두박질 치면서 원달러 환율도 단기적으로 하락 압력이 강해졌다. 그나마 1,060원대에서 강한 방어 의지를 드러낸 외환당국에 대한 경계감이 남아있어 원화 강세폭은 다른 통화에 비해 제한됐다. 그럼에도 글로벌 달러 약세가 갈수록 심화된다면 1,060원 하향 이탈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당국 경계심과 역내외 수급 사이에서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전 10시16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064원10전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엔 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67전 오른 974원7전에 거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