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대목동병원 전공의 경찰 소환…감염된 주사 처방 혐의

즉시 사용해야 할 주사제 상온에 방치·요양급여 허위 청구

담당 교수·인증평가원 관계자 등도 조사 대상

25일 경찰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전담 전공의 강모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소환조사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25일 경찰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전담 전공의 강모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소환조사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25일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 전공의 강모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소환조사한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후 피의자 신분인 강씨를 비공개 소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4년차 레지던트인 강씨는 사망한 신생아 4명을 모두 맡았던 전공의다. 그는 신생아들이 지난달 16일 사망한 직접적 원인이 된 지질영양주사제를 사건 전날 처방했다. 신생아들이 맞은 지질영양주사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사건 당일 당직 전공의였던 강씨는 교수들에 앞서 1차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망 당시 신생아들이 맞은 지질영양 주사제 7병 중 5병이 상온에서 5∼8시간 방치된 사실에 관해서도 강씨는 조사를 받는다. 해당 주사제는 사용설명서에 ‘즉시 사용’하라고 나와 있고 이대목동병원 자체 지침상으로도 개봉 후 30분 이내에 사용하도록 돼 있다. 질본 표준예방지침에도 적어도 1시간 이내에 쓰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해당 주사제는 사망사건 전날 정오께 개봉됐고, 수 시간이 경과한 오후 5~8시 사이에 주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사용설명서상 주사제는 2~8도 수준의 저온에서 보관돼야 하지만 신생아 중환자실 측은 이를 상온에 방치했다. 경찰은 신생아들이 맞은 지질영양 주사제가 감염 관리 부주의로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됐으며, 개봉 후 상온에 두는 바람에 균이 급속도로 배양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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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주사제를 준비해 신생아들 중심정맥관에 연결한 간호사 2명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 그러나 간호사들은 의료법상 의사의 진료를 보조할 뿐 진료행위를 하는 주체는 의사인 만큼 강씨에게 법적 책임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밖에 강씨는 ‘환자 1명당 주사제 1병 사용 지침’을 어기고 지질영양 주사제 500㎖짜리 1병을 신생아 총 5명에게 나눠 맞힌 다음 1명당 1병씩 처방한 것으로 기록해 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를 부풀려 청구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수액이 상온에 장시간 방치된 것은 간호사와 전공의들뿐만 아니라 회진을 돌면서 총점검을 하는 교수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본 경찰은 이들의 관리부실 정황도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이날 경찰은 신생아중환자실 담당 교수진 3명 중 1명인 심모 교수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26일에는 신생아중환자실 실장이자 주치의인 조수진 교수가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된다. 16일 한 차례 소환됐던 조 교수는 항암치료 등을 이유로 1시간 만에 귀가한 바 있다.

감염관리실 관계자 1명과 의료기관인증평가원 관계자 1명도 26일 소환조사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에게 신생아중환자실 감염 관리 부실 의혹과 이대목동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인증받았을 당시 평가 내용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김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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