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오락가락 정책에 등돌린 2030까지...지지층 균열 조짐...2주새 10%P 뚝

<文 지지율 첫 50%대 하락>

새해부터 전 정부 '기저효과' 사라지고 정책심판 기류

광주·전라도 70% 밑으로...소포모어 징크스 빠질수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에 대해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청와대 분위기는 훈훈했다. 당시 한 관계자는 “출범 직후 70~80%대의 지지율이 연말에는 50%대로 연착륙할 것이라 봤는데 계속 70%를 넘으니 우리도 놀랍다”고 전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 지지율이 급락하며 분위기는 돌변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른 것도 청와대로서는 아픈 부분이다. 이날 리얼미터 조사에서 일주일 새 6.2%포인트가 빠졌는데 이는 취임 후 가장 큰 낙폭이다.

권순정 리얼미터 실장은 “지지율이 1월 2주차에 70.6%에서 4주차에 59.8%로 2주 새 10%포인트 넘게 빠졌는데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때 이후 없던 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 정부가 워낙 실정을 많이 한 데 따른 기저효과, 새 정부에 대한 기대효과가 그동안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끌었지만 새해 들어 정책을 평가하는 기류가 형성됐다”며 “본 게임이 시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먹고사는 문제’와 정서적인 문제가 동시에 불거진 게 지지율 급락 원인으로 분석된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부동산 정책 등 그동안의 경제정책 실정이 누적됐고 ‘공정함’을 기치로 건 정부가 남북 단일팀으로 이를 스스로 어긴 것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우선 부동산을 보면 최근 서울 강남 및 일부 지역만 가격이 급등하고 이외 지역은 떨어지며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의 지지율은 57.4%로 일주일 새 4.1%포인트가 내렸다. 부산의 15일 현재 집값은 지난해 말보다 0.08% 빠졌고(KB부동산 아파트 매매지수 기준) 울산은 0.1%, 경남은 0.18% 내렸다. 같은 기간 1.01% 오른 강남과 딴판이다. 대구·경북도 지지율이 39.4%로 40%대가 깨졌고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라 지역도 69.9%로 70%대 밑으로 내려왔다.


부동산 정책이 오락가락한 것도 불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정부는 “당장의 부동산 대책은 없다(15일 청와대)”→“조만간 보유세 개혁 방안 마련(16일 추미애 민주당 대표)”, “재건축 연한 연장 검토 안 해(9일 국토교통부)”→“연한 재검토(18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 말을 바꾸고 있다. 부동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정책 신뢰도가 바닥났다”며 “이번 정부를 지지했지만 후회가 된다”는 글들이 여러 건 등록되고 있다. 가상화폐도 마찬가지. 정책 혼선으로 떨어진 시세를 회복하지 못하자 투자자의 60%를 차지하는 2030세대의 지지 철회가 이어지고 있다. 2030의 지지율은 지난해 90%를 넘었지만 이날 각각 67%, 66.9%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저임금 급등으로 자영업자의 어려움도 깊어져 지지율은 55.3%로 50%대로 미끄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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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인 면에서는 ‘공정함’을 중시하는 2030세대를 배신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문 대통령은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고졸이든 대졸이든 남자든 여자든 같은 출발선에 서게 해야 한다”며 많은 부분에서 공정성을 강조했다. 젊은 세대의 마음을 움직인 포인트였는데 정작 남북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인터넷에서 “소통을 강조한 정부가 (단일팀을 구성하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정부의 북한 ‘현송월 점검단’ 과잉 대접 논란, 2·8건군절 열병식 등도 정서적인 면에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에 집권 2년 차 대통령이 무리한 정책을 펴다 지지율이 급락, 국정 동력을 잃는 ‘소퍼모어 징크스’에 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권 실장은 “지지율은 한 번 떨어지면 쉽게 오르지 못하는 특성을 갖는다”며 “앞으로 55~65%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의 압승으로 점쳐진 6·13지방선거가 안갯속으로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지역에 가보면 먹고사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며 “이렇게 가다가는 여야가 팽팽할 것 같다”는 자성론이 나오고 있다.

자세한 조사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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