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빠져 있는 중국을 깨우지 마라. 중국이 깨어나는 순간 온 세상이 뒤흔들릴테니.”
두 세기 전 나폴레옹은 이렇게 경고했다. 중국이 서서히 깨어나면서부터 나폴레옹의 말대로 세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인구 13억의 인구 대국에서 세계 최대의 공장으로, 그리고 세계 최대의 소비국으로 부상하면서 미국의 자리를 넘보는 위협적인 국가가 중국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정작 G2의 다른 한 축인 미국인들 중에는 아직도 이런 사실이 미국에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현실인식을 정확히 제대로 하려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 책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관한 이야기다.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두려워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전쟁이 발발함을 의미하는 것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다. 이 용어는 아테네 출신의 역사가이자 장군이었던 투키디데스가 편찬한 역사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주장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에 따르면 기원전 5세기 기존 맹주였던 스파르타는 급격히 성장한 아테네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에 양 국가는 지중해의 주도권을 놓고 전쟁을 벌이게 됐다. 실제로 새롭게 부상하는 세력인 중국과 현 지배 세력인 미국은 지금 전쟁이라는 정면충돌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이것의 트리거가 되는 것은 바로 새로운 세력의 부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이는 아득한 옛날의 통찰이 위험한 역사적 패턴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8%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는 7년마다 두 배로 성장하고 있는데, 그 속도는 미국의 3배에 달한다. 책은 미국을 위협할 정도가 아니라 세계를 위협하는 존재임을 수치로 증명했음에도 미국은 중국을 그동안 다루기 쉬웠던 나라에서 거인이 된 현 상황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는데 미국의 문제점이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힘의 균형이 새롭게 재편되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중국과 힘겨루기를 벌이는데 저자는 이러한 구조적 긴장이 심해질수록 사소한 불씨, 우연한 충돌 그리고 제 3자에 의한 도발이 대규모 충돌을 일으킨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해상 패권, 대만, 센카쿠 열도 문제 등으로 두 나라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 중국과 미국의 ‘문명의 충돌’ 가능성을 짚은 점도 흥미롭다. 미국의 핵심가치는 자유인데 반해 중국은 질서가 정치의 핵심이다. 이 서로 다른 가치로 인해 영유권 분쟁을 비롯해 외교 문제 역시 커다란 충돌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