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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이미…김연아·박태환급 '국민영웅'

성적·경기 매너에 '인기폭발'

피겨·수영보다 시장 큰 테니스

후원 러브콜·정현 마케팅 활발

정현 /로이터연합뉴스정현 /로이터연합뉴스




김연아·박태환, 그리고 정현(22·삼성증권 후원). 이들의 공통점은 각 종목에서 ‘우리나라 선수는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보란 듯 깨부쉈다는 것이다.

정현이 메이저 테니스대회 호주 오픈에서 일으킨 태풍은 김연아의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박태환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못지않은 ‘신화창조’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 테니스는 김연아 이전의 피겨, 박태환 이전의 수영처럼 변방 중의 변방이었다. 이형택이 2000년과 2007년 메이저 US 오픈 남자 단식 16강에 오른 기록이 있지만 이미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다. 당시 16강 진출도 국내 스포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정현은 스포츠를 넘어 사회 전체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어릴 적 약시를 치료하기 위해 테니스를 시작한 스토리, 세계적 강호를 만나서도 떨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배짱, 여유 넘치면서도 겸손한 인터뷰와 세리머니 매너 등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호감형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는 김연아·박태환과의 또 다른 공통점이기도 하다. 경기력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울림이 큰 긍정 메시지를 선사하며 각계에서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김연아와 박태환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반면 정현은 아직 올림픽에서의 성과는 없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기회가 있었지만 올림픽보다 기량 발전을 위한 훈련을 택했다. 4대 메이저대회의 권위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테니스에는 올림픽 금메달보다 메이저 성적을 더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런 면에서 정현이 호주 오픈을 통해 몰고 온 센세이션은 다른 종목의 올림픽 메달에 비견할 만하다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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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26일 “안경을 낀 스물두살의 테니스 선수가 하룻밤 사이에 관심을 한몸에 받는 스타가 됐다”며 6,000명이던 정현의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 팔로워가 7만명으로 폭증한 사실과 스폰서들의 러브콜이 밀려드는 상황을 전했다. 정현은 현재 삼성증권·라코스테·요넥스·라도·오클리의 후원을 받고 있다. 이 중 비공식 협찬사였던 미국 안경업체 오클리는 공식 후원을 문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이 김연아와 전성기 시절의 박태환처럼 ‘걸어 다니는 기업’으로 불릴 것으로 스포츠마케팅 업계는 보고 있다. 편의점 GS25가 요넥스 라켓을 한정 판매하고 26일 전국 점포에서 정현의 4강전을 응원하는 이벤트를 펼치는 등 국내에서도 ‘정현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차세대 스타라는 점, 테니스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종목이며 피겨·수영보다 훨씬 큰 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현은 이미 김연아·박태환급의 ‘국민영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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