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배출가스 조작 폴크스바겐, 엽기적 동물실험 파문

원숭이 가둬놓고 차 배출가스 맡게 해



배출가스 조작 사기극을 벌인 독일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VW)이 원숭이들을 가두어놓고 배출가스를 맡게 하는 동물실험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발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14년 미국 뉴멕시코주 엘버커키 시에 있는 민간 의학연구소인 러브레이스호흡기연구소(LRRI)는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바깥 공기를 차단한 기밀실에 원숭이 10마리를 가둬 놓고 원숭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를 틀어 준 뒤 하루 4시간 그 속에서 지내도록 했다. 폴크스바겐의 신형 디젤 승용차 ‘비틀’에서 나오는 배출가스가 기밀실로 공급됐다.

이 실험은 신형 차량의 배출가스가 기존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들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미 해당 차량에는 배출가스 조작장치가 달려있었다. 현재 원숭이들의 운명 등 자세한 실험 결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연구를 의뢰한 곳은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이다. EUGT는 VW, 다임러, BMW 등 독일 자동차업체들과 부품업체인 보쉬가 돈을 대 만든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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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가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한 뒤 독일 언론은 배출가스 문제가 엽기적 수준까지 갔다며 개탄했다. 독일 dpa통신 등의 문의에 업체들은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점은 시인했으나 실험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다임러 측은 “우리는 동물에 대한 어떠한 비윤리적 대우를 지원하지도 용인하지도 않으며 그런 연구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BMW 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동물실험도 하지 않았고, 그 연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그 경과와 규모 등에 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폴크스바겐 측은 “이 연구에 대한 비판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EUGT는 2015년 배출가스 조작파문이 드러난 이후 해당 연구의 최종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2017년 해체됐다.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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