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이번엔 구급차 이용한 최악의 테러… 아프칸서 최소 95명 사망

일주일만에 또다시 대형 테러

지난해 5월 이후 최악의 참사

하루 평균 민간인 10명 살해돼

28일 아프카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구급차를 이용한 대형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시민들이 울부짖는 한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AP연합뉴스28일 아프카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구급차를 이용한 대형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시민들이 울부짖는 한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1주일 만에 대형 테러가 또 다시 발생했다.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지난해 5월 카불 외교가 테러 이후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우려된다.

28일 AP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발생한 구급차 자폭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95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도 158명에 이른다. 카불 시내 병원 인근 검문소에서 발생한 이번 테러는 인명구조에 쓰이는 구급차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테러범은 응급환자를 태우고 병원으로 가는 중이라고 말한 뒤 1차 검문소를 통과해 관공서가 많은 2차 검문소에서 폭탄을 터뜨렸다.

아프간 내무부는 현장 주변에 있던 용의자 4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테러범들은 아프간 내무부 건물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이지만 희생자 대부분은 민간인이었다. 건물 주변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봉변을 당했다.


이번 테러는 지난해 5월 31일 카불의 외교가에서 일어난 차량 자폭 테러로 150명이 숨진 이후 가장 큰 테러 참사이다. 일주일 전인 이달 20일에는 카불 고급호텔에 탈레반 무장대원이 침입해 17시간 동안 총격 테러를 벌여 22명이 숨지는 참극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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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보안 당국은 추가 공격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테러 우려가 큰 곳 주변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나라 곳곳에서 테러가 끊이질 않으면서 주요 도시의 상당 지역이 폐쇄되고, 정부가 상당 부분 마비되는 등 혼란스러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몇 년간 아프간 보안군 병력 1만여 명이 숨지고 1만6,000여 명이 다쳤다고 아프간 고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유엔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하루 평균 10명의 민간인이 살해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미국의 대테러 전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니 대통령과 미국은 아프간 내 주요 지역에서 탈레반 반군을 몰아내기 위해 공세적인 군사전략을 강조해왔다. 미국은 아프간 내 교착상태를 풀고 반군들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기 위해 아프간 보안부대 지원, 탈레반 공습 등의 전략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탈레반은 한층 더 대담하고 치명적인 테러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파키스탄을 ‘테러 조력자’로 비난하며 공세를 강화한 게 오히려 화를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파키스탄이 테러범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 안보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파키스탄은 미국 대테러전의 최일선 동맹으로 여겨지던 곳이다.

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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