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법인세 인상 기업부담 정부 예상의 두배라는 지적

법인세 인상으로 올해 기업들의 부담이 당초 정부 추계치보다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신한금융투자가 최근 법인세율 인상이 미칠 영향을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올해부터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분에 대한 최고세율이 25%로 높아지면 상장사 가운데 86개 업체가 4조2,000억원의 법인세를 더 내게 된다. 정부가 추산한 법인세 증가분(2조3,0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인데 이는 지난해 기업 이익이 예상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상장사 중 최고세율 적용이 유력한 15~20개 기업까지 포함하면 실제 기업들이 지게 될 추가 부담은 이보다 늘어날 수 있다. 이처럼 이익이 법인세로 더 빠져나가면서 올해 상장사 순이익 증가율이 13.6%에서 10.8%로 떨어질 것으로 신한금융투자는 전망했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법인세율 인상으로 순이익 증가율이 6.8%에서 되레 0.8% 감소로 돌아선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직면할 게 포스코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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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이 세금으로 나가다 보면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소진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무엇보다 투자가 감소하면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일자리 창출도 힘들다. 그런데도 정부 여당은 기업, 특히 대기업을 다그치는 정책을 멈추지 않고 있으니 걱정스럽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노골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정부 여당의 눈에는 법인세를 파격적으로 내리자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둔 현금을 본국으로 들여오고 있는 미국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각국은 글로벌 경기 상승 흐름에 올라타려 감세 등 적극적인 친기업 정책을 펴고 있다. 유독 한국만 법인세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역주행이 계속되면 한국 경제는 한순간에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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