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新남방정책 금융이 이끈다③] 신한금융, 호찌민·하노이 현지銀과 어깨 나란히...베트남서 외국銀 1위

<3>신한금융

'모바일 마이카 ' 1분만에 車 구입 고객 금융지원 큰 인기

리테일 부문도 현지화 성공..."맞춤 서비스로 수익 창출"

해외부문 이익 급증...은행·카드이어 실적 3위로 부상







“조용병 회장은 해외에서도 신한금융과 같은 규모의 글로벌 지주회사가 2개 더 만들어져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하고 있습니다. 조 회장은 적어도 임기 중에 이 같은 기반을 다져놓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합니다.”

최근 만난 신한금융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조 회장의 글로벌 사업 강화 의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좁은 국내 시장에 머물 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은행’이 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 회장의 의지는 베트남에서 만개하고 있다. 최근 신한베트남은행이 ‘ANZ BANK 베트남 리테일(소매금융) 부문’ 인수를 마무리했는데 이탈인력이 거의 없었던 것은 신한의 베트남 안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한국 은행이 현지 은행을 인수하면 인력이동이 많았지만 신한금융이 베트남에서 갖는 위상이 커지다 보니 ANZ 인력의 99%가 잔류를 선택했다.

베트남 외국계 1위 은행인 신한베트남은행의 하노이 본점에서 직원이 고객과 상담을 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올해 말까지 4개 영업점을 추가해 총 30개로 확대, 현지 은행과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제공=신한은행베트남 외국계 1위 은행인 신한베트남은행의 하노이 본점에서 직원이 고객과 상담을 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올해 말까지 4개 영업점을 추가해 총 30개로 확대, 현지 은행과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제공=신한은행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1993년 베트남에 진출한 후 HSBC은행을 제치고 총자산 33억달러, 신용카드 회원 24만명, 총 고객 수 90만명, 임직원 1,400여명 규모의 베트남 내 외국계 1위 은행으로 성장했다. 올해 초 개점하는 4개 지점을 포함해 총 30개의 영업점을 확보, 핵심 시장인 호찌민과 하노이 지역에서 현지 은행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도약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지난해 3·4분기까지의 순이익은 51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62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리테일 대출은 지난해 말 7억달러를 돌파해 5년 만에 100배 성장했다. 대출고객의 99%를 현지인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글로컬리제이션(세계화+현지화)의 모범적 사례로 평가된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신한베트남은행의 총대출은 12억5,000만달러로 전년 말 대비 13.7% 증가했고 고객예수금은 18억9,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14.8% 늘어나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적인 성장 외에 현지화를 통한 내실 있는 영업도 계속 진행되면서 현지 고객 기업여신도 전체 기업여신 고객의 50%를 넘어서는 현지화 진척을 이뤄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베트남 실적 규모는 신한금융의 핵심인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 이어 세 번째로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신한금융 핵심 계열사를 맹추격하는 상황”이라며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높게 평가했다.

특히 모바일을 활용한 써니뱅크(Sunny Bank)와 써니뱅크 마이카(MyCar) 서비스 전략이 톡톡한 효과를 냈다. 신한은행은 2015년 12월 한국과 베트남에서 동시에 모바일 전문은행인 ‘써니뱅크’를 선보였으며 베트남 내 금융권 최초로 자동차 딜러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자동차 구매 고객의 대출을 신청 및 접수하는 ‘써니뱅크 마이카 서비스’를 2016년 6월 정식 오픈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서비스는 딜러가 1분 만에 자동차 구입 고객의 간편대출 정보를 입력해 빠른 금융지원을 가능하게 했을 뿐 아니라 딜러와 지점 간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구축되면서 입소문을 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국의 우수한 금융 서비스를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맞게 수정한 ‘금융 서비스 수출’ 사례”라고 말했다.

또한 베트남 써니뱅크는 신용카드·대출 등 모바일 금융 서비스와 현지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류·패션·문화 등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핀테츠(핀테크+콘텐츠) 사업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 젊은 층 사이에서는 써니클럽(Sunny Club)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류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단순히 금융 서비스를 넘어 비금융 콘텐츠를 통해 젊은 층의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마이카·주택론을 포함해 베트남 써니클럽 대출실적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4만6,000명의 고객에 5,000만달러의 잔액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특히 가입 고객의 90%가 20~30대의 젊은 고객층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2011년부터 시작된 신용카드사업은 2017년 10월 말 기준으로 회원 수 16만명(신용카드+직불카드), 지난해 상반기 취급액은 6,600만달러로 각각 연간 기준 33배, 66배 성장했으며 회원의 90%가 베트남 현지 고객이다. ANZ의 신용카드 부문을 흡수하면서 신용카드사업에서 7위권으로 상승해 2~3년 내 3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써니뱅크를 통해 모바일 기기만으로 대출 및 신용카드 접수가 가능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으며 베트남에서 활발하게 확장하고 있는 신용카드의 가맹점 할인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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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지난해 베트남 현지 수탁은행 인가를 받아 500억원 규모의 베트남 투자자산을 보관·관리하는 글로벌 수탁(커스터디) 업무 첫 거래를 개시했다. 기존에는 펀드·연기금 등 국내 투자자가 베트남 주식 및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 투자자금에 대한 보관·관리·결제 등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계 수탁은행이 없어 외국계 수탁은행에 위탁해왔다.

아울러 인도 뭄바이에 이어 두 번째 글로벌트레이딩센터를 베트남 호찌민에 출범했다. 이곳에서는 환 리스크 관리 컨설팅 전문가들과 외환 전문 트레이더들이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외환 관리 솔루션과 현지 시황정보를 주기적으로 제공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핵심 시장에서 리테일 영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한편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나가겠다”며 “자기자본이익률(ROE) 관점의 자산 성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최초로 베트남 현지 증권사 지분을 100% 인수한 후 2016년 2월 베트남 법인을 출범했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의 우수 상품 소싱과 한국 연계 투자은행(IB) 비즈니스에 중점을 두고 영업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 법인은 2016년 출범 후 초기 정착 단계임에도 2017년 현지 2위 소비자금융 회사의 대출채권을 유동화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신한금융 고위관계자는 “은행·카드·금융투자 등의 협업을 통해 베트남 현지 고객에게 최상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현지 고객 증대에 목표를 맞춰 인력·조직·인프라를 구축하고 특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베트남 내 외국계 1등 금융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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