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성진 태평양 대표 "고객 절반 외국기업으로…亞 1위 로펌 될 것"

신속·정확한 자문 앞세워

다국적 대기업 적극 유치

AI·블록체인 먹거리도 발굴

올 매출 3,000억 달성 자신

3015A33 2기 임기 맞은 김성진 태평양 대표 포부_c


“지난 2014년 약 2,000억원이던 연 매출이 3년간 800억원 정도 올랐는데 이 정도면 꽤 는 것이죠.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매출 3,000억원은 당연히 넘지 않을까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김성진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올해 매출 전망을 이 같이 설명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광장과 함께 국내 3대 로펌으로 꼽히는 태평양은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 재판 등 굵직한 소송마다 존재감을 드러냈다. 법조계에서는 지난해 태평양이 매출 2,800억원을 기록하고 올해는 3,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올해 연임에 성공해 3년 임기를 시작한 김 대표변호사는 과거를 보여주는 매출 실적보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에 방점을 뒀다. 그는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다국적 대기업을 고객으로 적극 유치해 한국 최고이자 아시아 최고의 로펌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로펌의 토대인 송무(소송)부터 인공지능(AI)·블록체인을 아우르는 4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먹거리를 강화하고 발굴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구성원들이 신나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정착된 조직으로 태평양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1기 임기 동안 정체돼 있던 태평양을 성장 궤도에 올려놓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의 눈은 여전히 로펌의 현재 ‘약점’에 쏠려있다. 그는 “김앤장을 빼면 국내 로펌의 외국인 고객 비중은 매우 낮다”며 “해외 초일류 기업들의 요구 수준은 국내 대기업보다 높으면 높지 결코 낮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확하면서도 신속한 자문으로 외국 고객 비율을 높이는 것을 한 축으로 삼고 또 한국 기업의 해외 업무를 지원하는 것을 다른 한 축으로 삼아 해외 업무 역량을 끌어올리는 게 우선 목표”라고 했다. 이어 “숫자가 중요하진 않지만 고객의 50%는 해외 고객이 돼야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변호사는 송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변호사 수가 늘고 사건 수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송무 분야는 법조계에서 전통적 레드오션으로 꼽힌다. 그는 “소송은 기업과 오너의 명운이 걸려있다”면서 “‘적어도 태평양에 꼭 변호를 맡겨야 한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라면 이보다 큰 블루오션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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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김 대표변호사는 1기 임기 중 법관·검사 출신 변호사로 구성된 송무지원단을 조직해 태평양 변호사들의 소송 역량을 뒷받침했다. 송무지원단은 특정 사건을 수행하지는 않지만 중요 사건마다 변호사들의 전략을 평가하고 약점을 드러내는 일종의 ‘소송 모니터’ 역할을 한다. 태평양은 이 부회장 사건 외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대리인으로 CJ그룹과의 상속 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1조원대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취소를 요구한 퀄컴에 맞선 소송에도 참여해 삼성전자·애플을 대리하고 있다.

현재 실적에 반영되지 않지만 5~10년 뒤를 대비한 미래 먹거리에도 힘을 쏟겠다고 김 대표변호사는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블록체인·AI·헬스케어는 당장 법률 시스템도 정비돼 있지 않고 돈도 안 되지만 먼저 공부하는 자가 승기를 잡을 것”이라며 “외부 전문인력 영입과 내부 교육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조세·노동 등 태평양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는 분야에서도 “적어도 2강(强)에 올려놓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김 대표변호사는 올해 이 같은 목표들의 토대부터 다질 요량이다. 그는 “변호사만 400명이 넘을 정도로 조직이 거대해지면서 퇴색하는 내부 결속감을 다시 한 번 다지겠다”며 “외부 컨설팅으로 드러난 문제점을 허심탄회하게 수용해 활기차고 일하고 싶은 분위기로 로펌을 정돈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변호사는 팀별로 흩어진 전문가들의 소속감을 키우기 위한 ‘하나의 태평양(One BKL)’ 캠페인과 대외적으로 빠르고 정확한 업무 처리를 강조하는 ‘신속한 태평양(SWIFT BKL)’ 캠페인을 올해부터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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