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 창] 경기 선순환과 주식시장

오승훈 신한은행 투자자산전략부 투자전략팀장

오승훈 신한은행 투자자산전략부 투자전략팀장


연초 글로벌 증시의 상승 랠리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상승 랠리의 중심에는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가 자리 잡고 있다. 달러 약세와 유가 상승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지만 상승 랠리의 기저에는 전형적인 경기순환 랠리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있다고 생각한다.

2017년과 달라진 것은 물가에 대한 기대가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확장과 결합된 유가 상승이 물가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가운데 미국채 10년물에 반영된 기대 인플레이션은 3년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물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물가 변동이 크게 없었던 지난해와는 다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형적인 경기순환 랠리는 경기 회복에서 시작돼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으로 확장된다. 자산 시장은 주식과 채권의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대표적인 경기순환 업종인 금융·에너지·소재 업종이 상승을 주도하게 된다. 1월 자산시장의 흐름은 이러한 경기 순환 랠리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주식시장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고 금융주 중심의 홍콩H지수와 원자재 수출국인 러시아, 브라질 증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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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흐름은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유가 상승은 결국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유가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2·4분기 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유가의 기저효과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 시기가 2·4분기이기 때문이다. 상반기까지 나타날 경기 확장, 물가 상승, 금리 상승 흐름이 1월 시장에 압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연초 주식시장의 상승은 물가 상승 이후 나타날 하반기 글로벌 유동성 축소 국면을 앞두고 상반기에 수익률을 극대화시키려는 투자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상반기까지 경기 확장, 물가 상승에 근거한 주식시장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2·4분기 물가 상승,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금융 소재, 에너지 등 경기 관련 업종의 비중이 높은 신흥 증시가 상승을 주도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형적인 경기순환 사이클에 근거한 위험자산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는 점에서 신흥국 주식에 대한 집중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

한편 상승 랠리를 제어하는 위험 요인은 가파른 달러 약세 속도다. 글로벌 경기 선순환 기대가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압도하고 있어 아직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달러 약세 속도가 더 빨라질 경우 캐리트레이드 청산 등 자산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오승훈 신한은행 투자자산전략부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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