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500억대 가상화폐 사기총책, 해외도피 12년만에 국내 송환

경찰, 필리핀서 압송

수천억원대 다단계 사기행각 후 필리핀으로 도피해 다시 1,500억원대 가상화폐 사기 범행을 저지른 마모씨가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경찰관들에 의해 송환되고 있다.    /연합뉴스수천억원대 다단계 사기행각 후 필리핀으로 도피해 다시 1,500억원대 가상화폐 사기 범행을 저지른 마모씨가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경찰관들에 의해 송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3,200억원대 피라미드식 다단계 사기를 벌이다 해외로 도주해 또다시 가상화폐 사기로 1,500억원대 범행을 저지른 ‘거물 사기범’이 해외 도피생활 12년 만에 한국 법정에 서게 됐다.

경찰청은 3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10건의 혐의로 수배를 받아온 마모(46)씨를 필리핀에서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에 따르면 마씨는 지난 2003~2005년 국내에서 3,200억원 규모의 피라미드식 다단계 사기를 벌이다 수사망이 조여오자 2006년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밀항했다. 필리핀에서 국내외 공범 30명이 가담한 조직을 꾸려 가상화폐 사기에 나섰다. 마닐라에 가상화폐 온라인거래소를 열고 온라인거래 총책으로 활동하며 ‘헷지 비트코인’이라는 이름의 가상화폐를 내세워 2015년 10월부터 약 1년간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국내에도 서울 강남 등에 투자센터 22곳을 열고 “6개월 만에 원금의 2배 이상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사업설명회까지 열었다.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투자금의 15~35%를 지급하는 피라미드 방식을 도입해 투자자 3만5,974명을 모집하고 투자금 1,552억원을 그대로 가로챘다. 마씨가 내세운 헷지 비트코인은 물품 구입은 물론 매매도 불가능한 가짜 가상화폐였다.


마씨는 사기행각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필리핀 현지에서 호화생활을 즐겼다. 항상 무장 경호원을 데리고 다녀 경찰이 검거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3월 검거할 때도 총기 소지자가 입장할 수 없는 대형 호텔에 마씨가 들어가는 순간을 노려 현장을 덮쳤다. 마닐라 외국인수용소에 수감된 마씨는 국내 송환을 강력히 거부했지만 필리핀 법무부의 협조로 10개월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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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씨는 가상화폐 사기사건을 수사하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로 호송돼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마씨의 공범 30명 가운데 28명을 검거해 6명을 구속했고 검거되지 않은 2명의 소재를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수사기관과 경찰 주재관,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처리 전담 경찰관), 현지 사법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중요 도피 사범 검거를 위해 현지 기관과 지속적으로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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