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화학적 내구성이 뛰어나고 수분흡수 및 투과가 없으며 생체친화적인 금(Au)과 불소(F)계 고분자로만 구성된 신경전극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개발된 신경전극은 화학적 부식요소가 없어 다양한 물질로 구성된 체액에서 장기간 삽입시 안정성을 가진다. 따라서 안정적인 뇌 신경신호를 검출하고 신경조직 자극도 지속적으로 가능하다.
최근 프랑스에서 손상된 뇌신경에 전극을 심어 1개월 동안 전기 자극을 계속 줘 식물인간인 환자가 깨어나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환자가 정상이 되려면 대뇌 피질에 삽입한 전극이 내구성이 있어 지속적인 전기신호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실리콘(Si)을 기판으로 하는 전극은 기계적 강도가 강한 대신 생물학적으로 거부반응이 심한 문제점이 있다. 반면에 유연한 고분자를 기판으로 하는 전극은 생물학적 거부 반응은 적지만 고분자 기판과 금속 전극 간 접합에 어려움이 있었다. 통상 크롬(Cr)과 티타늄(Ti)과 같은 접착층이 사용되는데, 이들 접착층은 생체에서 부식되는 문제가 있어 왔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흡습성이 거의 없는 불소(F)계 고분자 필름을 플라즈마 처리하여 금(Au)전극과 접착률을 향상 시켰다. 또한, 플라즈마 처리된 불소계 고분자 필름을 녹는점 이하에서 열압착하여 불소계 고분자 간 화학적 결합을 통해 접착력도 키웠다.
이를 통해 불소계 고분자 필름으로 보호된 전극의 직경이 100㎛(마이크로 미터)인 16채널 금 신경전극을 제작하였다.
아울러 ETRI는 개발한 유연 신경전극을 섭씨 70℃의 진한 질산에 1시간 이상 담가도 부식되지 않는 화학적 안정성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본 전극이 생체 삽입용 혈당 센서, 착복형 유연 센서, 사지절단 장애인을 위한 신경 보철 보급, 뇌질환자의 기능 회복을 통한 고령화 대응, 웨어러블 센서 및 극한환경에서 내구성이 요구되는 화학 센서 등에 널리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학적인 내구성이 뛰어나 생체 내 지속적으로 전극을 삽입하고 살아야 하는 팔, 다리 절단 환자, 인공망막 사용 환자들에게 향후 효과적인 연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TRI는 본 기술을 바탕으로 장기간 생체안정성 및 내구성 검증과 더불어 수백 채널 급의 대뇌피질 삽입형 유연 제작 기술 등 공정개발을 중점 연구개발 할 계획이다. 또한 전임상 및 임상 협력 시험을 통해 의학적인 효용성도 검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개발을 위하여 이번 성과가 감도 좋은 전극을 개발함에 따라 향후 전극으로 동물에 전기 자극 실험을 한 뒤에 뇌신호 추출을 통하여 신경망 시스템과 양방향 통신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ETRI 연구진은 지난해 말 금(Au)과 이리듐산화물(IrOx)을 이용, 전하주입이 가능한 나노구조 전극을 개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신경세포를 전기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신경전극 개발에도 성공한 바 있으며, 이번 플렉시블 전극 개발에도 적용되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