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현지시간) 뉴욕 주(州) 검찰은 가짜 팔로워 계정을 팔아왔다는 의혹을 받는 업체 ‘데뷰미’(Devumi)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데뷰미는 자동으로 생성한 계정을 트위터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에게 팔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약 20만 명에게 2억 명의 가짜 팔로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데뷰미는 유튜브 동영상 조회 수도 한화로 약 53만 원을 받고 10만 번까지 늘려준 것으로 확인됐죠.
가짜 팔로워에 대한 이슈는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트위터 봇’(자동으로 글을 올리고, 가상의 인물이나 대상인 것처럼 가장해 운영하는 계정)이나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순식간에 팔로워 수를 늘린 경우는 전에도 많았죠.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은 지난 2012년 8월 미국 의원들의 팔로워 중 38∼42%가 가짜 또는 실제 활동을 하지 않는 계정이라고 보도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번 뉴욕 검찰의 수사가 주목 받는 이유는 ‘데뷰미’의 활동이 뉴욕주법상 사기죄에 해당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에릭 슈나이더만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다른 사람인 척 기만하는 행위는 뉴욕주법 위반”이라며 철저한 수사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수사가 시작되면서 가장 긴장하고 있는 쪽은 정치인과 연예인과 같은 구매자들입니다. 자신들의 ‘온라인 위상’을 보여주는 증거로 팔로워 수를 활용했던 정치인과 연예인들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그동안 쌓아왔던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이죠. 정치인 랜디 브라이스, CNN방송의 유명 정치평론가 힐러리 로젠,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가수 클레이 에이킨, 영국의 유명 요리사 폴 할리우드 등이 가짜 팔로워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폴 할리우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관리 소홀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가짜 계정 생성, 이를 활용한 수익활동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걸 알면서도 제대로 관리를 해오지 않았다는 것이죠. 트위터는 “데뷰미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 자동 생성된 계정들이 팔리는 것을 막겠다고 했지만 판매 여부를 입증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자동 계정 생성 금지 등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같은 문제는 끊임없이 되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