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금 2개, 동메달 1개입니다.”(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
“완전히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이렇게 시원시원한 출사표는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 같은 ‘효자종목’에서도 보기 드물다.
31일 강원 평창의 용평리조트에서 진행된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데이. 이용 총감독은 “남자 스켈레톤과 남자 봅슬레이 2인승은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 남자 봅슬레이 4인승은 동메달이 목표”라고 거침없이 밝혔다. 목표대로 이뤄진다면 한국 썰매는 쇼트트랙에 버금가는 메달 전략 종목으로 우뚝 서며 황금기를 맞게 된다. 한국 썰매의 올림픽 최고 성적은 남자 스켈레톤 16위(2014소치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2인승 18위(소치올림픽)다.
4년 만에 우리 썰매는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넘어 ‘멀티 골드’를 노릴 만큼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안방올림픽이라는 확실한 동기부여와 함께 그에 발맞춰 정부·기업의 지원이 확대되면서 ‘올림픽 모의고사’ 격인 월드컵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왔다. 지난 2016년 10월부터 평창 트랙에서 봅슬레이는 452번, 스켈레톤은 380번이나 타본 것도 자신감의 근거다.
금메달 후보는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 윤성빈(24)과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33)-서영우(27) 조다. 윤성빈은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가 10년 가까이 지키던 왕좌를 뒤흔들었다. 올 시즌 7차례 월드컵에서 5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윤성빈은 “올림픽에 나서지만 올림픽이라는 기분이 안 든다. 월드컵 하나를 더 나가는 것 같고 전혀 다른 느낌이 와 닿지 않는다”며 “막바지 훈련도 끝낸 상태로 완전히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감독은 “그만큼 준비가 잘돼 있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인 것 같다. 흔히 얘기하는 자기와의 싸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2015-2016시즌 세계랭킹 1위를 찍었다가 부상과 외국인 지도자 간의 갈등 등으로 올 시즌 다소 부진했던 원윤종-서영우 조도 홈 트랙에서의 부단한 훈련으로 금메달 선상에 근접했다는 자체 평가다. 원윤종-서영우에 김동현(31)-전정린(29)이 가세한 봅슬레이 4인승의 경우 월드컵 메달 경험은 없지만 이 총감독은 “연습 결과 놀랄 만큼 기록을 단축했다. 지난 시즌 월드컵과 비교해 스타트 기록을 0.03~0.05초 앞당겼다”는 말로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최강 독일과의 스타트 기록 차이를 0.03초 이내로만 좁힌다면 충분히 메달도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원윤종은 “제 경험과 기록으로 미뤄 전 세계 어느 드라이버가 와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평창 트랙에서의 주행 훈련을 모두 마친 대표팀은 2월1일부터는 진천선수촌에서 스타트 훈련에 매진한다. 남자 스켈레톤 경기는 오는 2월15·16일, 남자 봅슬레이 2인승은 2월18·19일, 4인승은 2월24·25일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