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반도체의 기여가 컸다. 다른 주력품목들도 선전하기는 했지만 이에 비할 바가 아니다. 1월 반도체 수출액은 96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억달러나 늘어났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년 전 15%대에서 올해는 19%대로 껑충 뛰었다. 반도체 편중이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화했다는 의미다. 만에 하나 시황에 변화가 생긴다면 우리 수출의 아킬레스건이 될지도 모른다.
수출을 위협하는 복병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세탁기·철강·태양광 등 한국산 제품에 관세폭탄을 투하한 미국 보호무역주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국면과 맞물려 우리의 숨통을 더 조일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도 심상치 않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약한 달러’를 원한다는 속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까지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진화에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환율전쟁이 언제 재점화될지 알 수 없다. 1월과 같은 수출 호조세가 계속되리라고 장담하기 힘든 이유다.
특정 전략품목이나 가격 경쟁력 위주의 전략으로는 이러한 대외환경 변화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반도체를 대신할 먹거리를 찾기 위해 미래 혁신사업 중심으로 산업구조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규제 프리존’이든 ‘규제 샌드박스’든 하루빨리 시행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 단순히 수출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 해당 국가와 신뢰를 쌓고 공감대를 넓혀 수출지역 다변화를 위한 섬세한 우회전략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