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지지율 곡선에도 공식과 법칙이 있다.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고 민의를 경청하며 의사결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따르면 지지율은 자연스레 올라간다는 것. 물론 반대로 행동하면 지지율은 떨어진다.
새해부터 한국·미국·프랑스 등 글로벌 리더들의 지지율이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는데 분기점은 ‘정책 디테일’에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결성 과정과 최저임금 16.4% 인상 등에서 세심하지 못한 접근으로 지지율이 연말보다 10%포인트 떨어졌다. 소통을 강조하면서 정책 결정에 민의를 반영하려고 노력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대조적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서부 신공항 건설 공약을 민의 수렴 없이 철회하면서 지역 경제에 타격을 입히자 상승세를 타던 지지율이 꺾였다.
친정인 공화당과도 이견을 보이며 빈축을 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소통을 강화하는 세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감세 개혁안이 통과되면서 지지율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일면서 지지율이 10%포인트 급등했다.
우선 1일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발표한 1월 5주차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율은 62.6%로 전주보다 1.8%포인트 올랐다. 지난주 취임 후 처음으로 50%대까지 떨어진 데서 일단 하락세는 멈췄지만 70%가 넘던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10%포인트 이상 내렸다. 핵심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민의 수렴 등의 절차를 건너뛴 데 있었다. 선수단에게 단일팀 구성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등 세심함이 필요하지만 이를 간과해 핵심 지지층인 2030 세대의 이반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올림픽을 위해 좋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의 입장을 미처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며 “소수라고 무시하지 않고 설득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자기반성을 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도 마찬가지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제도 시행에 앞서 현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정교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부작용이 최근 계속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시장 개혁으로 상승세를 타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역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독불장군식 정책 결정으로 급락했다. 여론조사업체 BVA에 따르면 1월 지지율은 전달보다 5%포인트 떨어진 47%였다. 서부 노트르담데랑드 신공항 건설 공약을 돌연 철회한 결과였다. BVA는 “신공항 건설 포기가 지역 경제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몬마우스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달 지지율은 42%로 전달 대비 10%포인트 급등했다. 대대적인 감세정책이 실질소득 증가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모습에 긍정 여론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핵심 공약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공약 실행을 위해 공화당과의 공조를 강화한 것도 지지율 상승의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태규·변재현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