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서울경제TV][투데이포커스] “작은 게 좋아”…미니 금융사 설립 활성화



[앵커]

정부가 금융소비자들의 혜택을 증진하기 위한 금융혁신 과제로 금융분야 경쟁 촉진을 내세웠습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금융권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고, 대형사보다는 작지만 전문적인 미니 금융사들의 설립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출범한 이후 시중은행의 금리와 수수료가 낮아진 것처럼 새로운 시장 참여자를 통한 긍정적 효과를 더 키우겠다는 겁니다. 스튜디오에 금융증권부 정훈규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정기자, 정부가 경쟁도가 낮은 금융업권의 경쟁을 촉진해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요. 여기에 참여할 미니 금융사라는 것은 기존 회사들과 어떻게 다른 겁니까?

[기자]

네, 예를 들어 은행을 찾는 소비자들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소상공인, 또 주택마련 자금을 필요로 하는 가계 등 다양한데요.

반면에 은행은 나눠봐야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두 가지 정도입니다.

앞으로는 영업대상이 되는 특정 소비자를 전문적으로 상대하는 은행이 나오도록 종류를 다양화하겠다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각 업권별로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도록 자본규제를 완화하고, 인가 단위도 세분화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모기지 전문은행이나, 자영업자 전문은행 등 특화된 전문은행들이 새롭게 탄생할 수 있습니다.

보험권도 마찬가지로 현재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두 가지로만 구분이 돼 있는데, 앞으로는 질병이나 간병보험, 또는 애견보험처럼 특화된 보험상품을 취급하는 전문보험사가 생겨날 수 있는 겁니다.

금융투자 분야도 마찬가지인데요.

앞으로 자본금 요건이 완화되면 작은 규모의 자문사들이 활발히 생겨나서 일임사나 사모자산운용사 등으로 커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치매나 유언 등을 전문으로 하는 신탁사도 설립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Q. 경쟁이 더 세분화 되면서 전문성이 강화된다고 볼 수 있겠군요. 그래도 여전히 미니 금융사에 대한 개념이 확 와 닿지는 않는데, 해외의 경우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15년 말 출범한 영국의 아톰뱅크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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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행은 국내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벤치마킹 모델로도 알려져 있입니다.

지점 없이 모바일로만 운영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이면서 소상공인금융 업무에 특화된 것이 특징인데요.

저축 계좌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1년만에 예금 보유액이 1조원을 훌쩍 넘으면서 세계 금융 중심지인 영국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은행이 됐습니다.

또 전문보험사의 경우 가까운 일본에 사례가 있는데요.

지난 2006년 설립된 일본의 애니콤은 애견보험을 전문적으로 하는 손해보험사입니다.

일본 애견보험 시장에서만큼은 이 회사가 대형사들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데요.

전국 동물병원과의 탄탄한 제휴·협력관계를 통한 진료비 데이터 구축 등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이 회사의 힘입니다.

[앵커]

Q. 성공 사례를 듣고보니 고개가 끄덕여지기는 하는데요. 한편에서는 작은 금융회사들을 키우겠다는 정부 계획에 부정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애견 보험 같은 경우만 해도 국내 대형사들이 이미 상품을 갖추고 있어 어차피 작은 회사가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인데요. 정부가 꼭 미니 금융사 키우기에 애쓰는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네, 금융위는 소수 대형사가 과점하고 있는 국내 금융산업 구조가 생산적이고 국민 실생활에 보탬이 되는 금융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소위 돈이 안 되는 상품 판매에는 회사들이 소극적이고 돈이 되는 상품들을 밀어주는 관행이 이런 대형사들의 과점 구조 속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한 겁니다.

기업 대출에 쏠려서 발생한 IMF나 최근 급격히 불어난 가계대출 문제도 몇 안되는 대형 은행들끼리 돈 되는 곳에 몰려다닌 영향이라는 것인데요.

특히 새로운 수요에 발맞춰 신상품 개발이 용이한 미니 금융사들을 통해 성장동력을 회복하고,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일본 보험시장에서 전문보험사를 통한 이 같은 기대효과들이 증명되고 있는데요.

개와 고양이 보험을 전문적으로 하는 애니콤이나 아이펫 등이 설립되면서 일본 펫 보험시장은 최근 6년간 매년 평균 18.7% 성장하고 있습니다.

또 애니콤에서만 전체 직원 700명 중 수의사가 1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수의사 고용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정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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