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발 쇼크’가 국내 주력 수출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부품 등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을 강타했다. 한국산 부품이 전작 대비 대거 탑재된 ‘아이폰X’ 판매가 크게 부진하면서 삼성·LG 등 대기업을 비롯한 국내 부품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애플은 1일(현지시간) 지난해 10~12월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동기보다 0.9% 줄어든 7,731만대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아이폰X의 고가 전략에 따라 해당 분기 매출은 883억달러(약 95조2,933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도 판매량은 처음으로 전년 대비 줄었다. 회사 측이 제시한 올 1~3월 예상 매출도 월가 예상치(680억달러)를 크게 밑도는 600억~620억달러에 그쳐 시장의 실망감을 키웠다.
결정타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아이폰X의 판매부진이다. 단종설까지 흘러나오는 가운데 아이폰X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주요 협력사에 아이폰X 출하감소로 부품 주문이 계획보다 최대 5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X 출하감소로 삼성디스플레이와 같은 1차 공급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우리 산업 전반에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적악화 우려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26% 급락한 238만5,000원으로 미끄러졌고 코스피지수도 전일 대비 1.68% 떨어진 2,525.39로 마감했다. /한재영·박홍용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