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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환자 격려 전화받으며 신약개발 의미 깨달아...제품화 성공 보고 은퇴해야죠"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박승국 대표는 한올바이오파마가 대웅제약으로 인수되면서 양사가 연구개발과 영업·마케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송은석기자박승국 대표는 한올바이오파마가 대웅제약으로 인수되면서 양사가 연구개발과 영업·마케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송은석기자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2015년 최대주주가 대웅제약으로 바뀌었다. 대웅제약은 1,046억원을 들여 한올 지분 30%를 확보했다. 합성신약에 강점이 있는 대웅은 한올 인수로 바이오신약 분야의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할 수 있고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던 한올은 메이저 제약사인 대웅의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낳았다. HL161 개발 성공으로 이러한 기대는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 인수합병으로 박승국 대표는 8년 만에 다시 ‘대웅맨’이 됐다. 박 대표의 첫 직장은 대웅제약이다. 1991년 KAIST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 대표는 교수가 되기 위해 여러 대학에 임용지원서를 냈으나 희망했던 수도권 대학 임용에서 탈락했다. 박 대표는 “박사과정 때 결혼을 해서 가급적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싶었다”면서 “지방대 교수 자리가 났으나 마침 대웅제약이 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해 대학 대신 기업을 택했다”고 회고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제약업계에서 바이오 분야 연구가 활발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박 대표는 입사한 지 10년 만에 국내 바이오 신약 1호로 꼽히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인 ‘이지에프 외용액’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지에프 외용액이 매출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당시 관련 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들로부터 격려성 전화를 받으면서 생명과학자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박 대표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못하면 발가락이 썩고 심할 경우 절단해야 한다”면서 “제품 개발 기사를 보고 회사로 전화한 환자들과 통화하면서 신약 개발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2002년 40대 초반 나이에 임원에 오를 정도로 승승장구했지만 박 대표는 2007년 퇴사를 결심한다. 바이오 분야 R&D를 총괄하는 지위에 올라 기획과 비즈니스 등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을 주로 하다 보니 직접 신약 개발에 참여하고 싶은 갈증이 커져만 갔다. 결국 한올바이오파마 바이오연구소장으로 이직해 오늘에 이르렀다. 2013년 대표에 오른 그는 최대주주가 대웅으로 바뀌는 와중에도 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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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한올과 대웅의 결합이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업의 경우 양사가 겹치는 거래선을 정리하면서 더 잘할 수 있는 쪽에서 자사 제품뿐 아니라 상대제품도 판매하는 교차판매를 시행하고 있다. 영업력이 강한 대웅이 한올의 제품도 함께 팔아주기 때문에 영업사원 1인당 매출도 증가세다. R&D도 합성신약은 대웅이 맡고 바이오신약은 한올이 주도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한다. 신규 바이오신약의 경우 양사가 공동투자하고 있는데 연세대·KAIST와 함께 사내벤처 형태로 진행하는 항암제 프로젝트가 그 중 하나다. 3년 정도 연구를 진행한 뒤 성과에 따라 계속 유지할지, 스핀오프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신약 개발을 하면서 늘 ‘이것은 내 과제’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면서 “연구원뿐 아니라 모든 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했으면 하지만 그게 요구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환경을 만들고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5년 내 2~3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라이선스 수출하고 이 중 1개 이상을 선진국 시장에서 제품화하는 것이 꿈이다. 첫 성과를 낸 HL161을 이을 유력 후보는 미국 임상 2상에 들어간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이다. 박 대표는 “이르면 2·4분기 말에 나올 임상 2상 중간결과를 보고 기술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HL161이든 HL036이든 하나는 제품화하는 것을 꼭 본 뒤에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박승국 대표는 “신약 개발을 하면서 늘 ‘이것은 내 과제’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면서 “연구원뿐 아니라 모든 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했으면 하지만 말로 요구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환경을 만들고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송은석기자박승국 대표는 “신약 개발을 하면서 늘 ‘이것은 내 과제’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면서 “연구원뿐 아니라 모든 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했으면 하지만 말로 요구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환경을 만들고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송은석기자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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