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환율시황] 원달러 환율 한 달 반만에 1,090원대로 '훌쩍'

美 고용·임금상승률 호조에 장기금리 급등

달러 상승, 주식시장·신흥국 통화는 '찬물'

5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3원 오른 1,090.0원에 개장했다./연합뉴스5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3원 오른 1,090.0원에 개장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090원대로 뛰어올랐다. 미국 물가 상승 기대가 커지고 국채금리가 4년 만에 최고치까지 급등하면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연초 뜨겁게 달렸던 증시도 조정 분위기에 들어가면서 환율 상승세를 받치고 있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원30전 오른 1,09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 초반 1,092원40전까지도 올랐다가 오전 9시55분 현재 1,090원20전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90원선에 올라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091원40전·장중 고가 기준) 이후 처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뛰어올라 출발했다. 전 거래일 개장가(1,071원)와 비교하면 무려 19원 높다. 주말 사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2.85%까지 급등하면서 달러 가치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시장 장기금리의 지표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8%를 넘어선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3일(현지시간) 전일보다 0.6% 가량 오른 89.1에 상승 마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이렇게 급등한 것은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채 금리는 안 그래도 최근 상승세가 가팔랐는데 고용시장과 임금상승률 지표까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억눌려있던 인플레이션 기대를 더 부추기고 있다. 미국 1월 비농업 신규 고용건수는 20만명으로 시장 예상치(18만명)를 웃돌았고 시간당 평균 임금상승률도 월가 전망치(0.2%)를 웃돈 전년 대비 2.9%를 기록하면서 2009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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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지나치게 빠른 장기금리 상승세에 증시는 연초 뜨거웠던 분위기에 찬물을 맞았다.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하며 장을 마친 데 이어 국내 주식시장도 개장하자마자 크게 밀리는 분위기다. 이 시간 코스피는 1.7% 가까이 떨어져 2,490선 아래로 밀렸고 코스닥도 2.75%나 떨어졌다. 지난 2일 주식 자금 역송금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은 이날도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예상보다 센 외국인 주식 매도세와 금리 급등 여파에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090원대 흐름을 지키고 있다. 다만 달러값이 빠르게 오른 데 따른 단기 차익실현 성격의 매물과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물량이 나오면 1,080원대 후반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이날 원달러 환율 움직임 범위를 1,086~1,094원으로 내다봤다.

원엔 환율(하나은행 기준)은 오전 10시12분 현재 992원95전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종가보다 9원12전 높은 수준이다. 장기금리 급등 여파로 증시가 타격을 받으면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엔화는 강세 요인이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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