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靑 "김영남 위원장 따듯하게 맞을 것"

김의겸 靑 대변인 5일 언론브리핑 통해 밝혀

"방한 北인사중 최고위급...관계개선 의지 반영돼"

문 대통령과 만날 경우 형식, 의제는 미정

'정상회담', '예방' 등 명칭 놓고 줄다리기 가능성

방한시 북-미 만남 가능성도 아직은 미지수

靑 "북-미 두 당사자 의지에 반해 만들 수는 없다"

청와대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일에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방한하는 데 대해 “남북관계 개선과 올림픽 성공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반영되었고, 북한이 진지하고 성의 있는 자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5일 춘추관에서 언론브리핑을 통해 “헌법상 행정수반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우리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서, 지금껏 방문한 북한인사 중 최고위급”이라며 이 같이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따뜻하고 정중하게 맞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대변인은 “남북 고위급 당국자간 대화 등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방문이 평창동계올림픽을 남북한과 세계가 화합하는 ‘평화올림픽’으로 개최하고 남북관계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과 동행할 북측의 또 다른 고위급 인사 명단에 대해선 “(아직) 명단을 통보받진 않았지만 남북관계 개선, 올림픽 문제, 평화구축 이런 문제 대해서 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들이 오지않을까 싶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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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김 위원장 방한시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힌 상태다. 만남이 성사되더라도 그 명칭, 형식, 의제 등을 어떻게 정해야 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가장 무난한 용어로는 ‘예방’이 꼽힌다 . 오는 8일 방한하는 마이크 펜스 부대통령의 경우 김 위원장처럼 미국내 서열 2위인 정상급 인사이지만 문 대통령과의 당일 만남을 ‘예방’으로 표현할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김 위원장은 펜스 부대통령과 달리 행정수반이라는 지위도 갖고 있다. 이를 감안한다면 ‘정상회담’이나 ‘정상급 회담’으로 예우할 수 있다는 외교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2015년 10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간 만남을 한·중 정상회담으로 명명했던 것이 비견되는 사례다. 혹은 ‘정상급 회담’이나 그냥 ‘양자회담’으로 모호하게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과 리 총리간 회담이 이 같은 사례다. 해당 일정 당시 청와대는 ‘정상 회담’으로 명명할 지 여부를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그냥 ‘회담’이라고 명명했고, 언론들은 이를 보도시 ‘정상급 회담’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따라서 향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만남이 성사될 경우 그 명칭과 형식 등을 놓고 남북간 사전준비 과정에서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즈음이 바로 그러했다.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평양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노 대통령은 김영남 위원장과 만났는데 당시 북측은 노 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의 만남을 ‘정상회담’,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을 ‘실질적 정상회담’으로 명명하자고 주장했다는 게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를 놓고 남북간 의견이 엇갈렸었고 당시 국내 언론은 북측의 주장과 달리 문 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과의 만남을 ‘회담’이 아닌 ‘면담’으로 보도했다.

한편 김영남 위원장이 방한시 펜스 미국 부대통령을 만날 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청와대는 이에 대한 전망이나 의견을 내놓지 않고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 북·미간 만남 가능성에 대해 “두 당사자가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북·미) 두 당사자가 만나는 게 우리 정부의 바람일지라도 (두 당사자의) 의지에 반해서 무엇을 만들어 낼 수 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미간 만남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우리 정부가) 간접적인 방법으로 노력할 순 있겠지만 직접 할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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