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가계대출 막힌 시중銀 중기대출 26조 늘린다

우량 중기 한정…경쟁과열 우려

0615A09 시중은행 중기 대출 잔액 현황




KB국민·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올해 중소기업 대출(소호 포함) 규모를 전년 대비 최대 9%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렇게 늘어난 대출 규모는 26조원에 달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총량규제로 가계대출이 막힌 시중은행이 기업대출 비중을 은행별로 7~9%씩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4대 시중은행의 올해 기업대출 여신목표액을 파악한 결과 국민은행은 8조5,000억원을 늘리기로 했다. 이는 전년 대비 9% 증가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9% 늘어난 6조5,000억원, 신한은행은 8% 늘어난 6조원, KEB하나은행은 7% 늘어난 5조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310조6,739억원이다. 시중은행은 중기적으로 중기대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원화대출 중 중기대출 비율이 40%에 못 미치는데 올해는 대기업과 가계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중기대출을 40%로 확대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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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이 중기대출 확대를 내걸면서 중소기업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소기업 고객의 경우 단순 대출뿐 아니라 급여이체나 공과금 이체, 퇴직연금 같은 부수적 수입까지 꾀할 수 있고 중소기업 오너의 자산관리(WM)까지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당국도 벤처·스타트업 지원을 포함한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정책 코드 맞추기도 가능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리딩뱅크임에도 기존에 시장점유율이 낮았던 중소 법인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중소 법인 인력을 양성하고 체력을 보강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4차산업 선도 기업과 고용 창출 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면서 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 같은 보증기관과 연계해 유망 창업기업 금융지원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우리은행은 광주신용보증재단과 전남신용보증재단에 각각 15억원을 출연, 총 450억원의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기술 강소기업 육성과 일시적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의 경영정상화 지원에 힘쓰고 있다. 하나은행은 디지털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우량 또는 혁신기업과 창업벤처기업 등 중소기업 중심 우량 자산 증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IBK기업은행은 창업·성장초기기업과 벤처기업 지원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하지만 재무 상태 등이 우량한 중소기업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저금리를 미끼로 은행 간 뺏고 뺏기는 출혈경쟁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지속하고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소기업이 자금 애로를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중소기업 고객을 놓고 출혈경쟁을 하게 되면 득보다 실이 더 큰 게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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